2013. 6. 11. 17:23ㆍShared Fantasy/Culture
정부의 직업 규제 완화 방안 발표
정부가 4일 날짜로 '고용률 70% 로드맵' 법안을 국무회의에서 확정해 발표했다. 내용은 일자리를 위해 사립탐정, 척추교정의사, 타투이스트, 마사지 치료사, 대체 치료사 등의 직업이 합법화된다는 내용이다. 이처럼 규제에 묶여 있지만, 엄연히 불법으로 성행했던 다양한 직업은 규제를 완화하고 더불어 2017년까지 500개의 새로운 직업을 만들어 구직자들의 진입 장벽을 낮춘다는 방안이다. 이는 법, 규제 완화와 자격증 도입을 통해 직업의 종류를 늘리면 구직 기회와 일자리가 늘어난다는 게 정부의 구상이다.
직업 규제 속 타투이스트
페이스북 뉴스피드에서 현직 타투이스트가 공유한 기사를 접하게 되었다. 현재 시각 새벽 2시 언저리지만, 공유된 기사의 리플란은 실시간 새로고침을 요할 정도로 반응이 뜨겁다. 나 또한 기사를 접하고, 놀라지 않을 수 없다. 타투이스트와 자주 교류하기 때문에 타투 관련 소식은 남들보다 빨리 접하고 있다. 타투 박람회라고 불리며 매년 개최되고 있는 <잉크밤, Ink Bomb>과 매월 13일 누구나 무료 타투를 받아볼 수 있던 <러브 13th, Love 13th> 행사를 취재하면서 주최 측인 Sunrat Tattoo 김대남씨에게 타투에 관한 몇가지 사연을 전해들을 수 있었다.
고작 1년도 되지 않은 지난 인터뷰와 행사 취재는 타투가 '불법 시술'이었을 때 진행되었다. 위 소식은 추진화 방안이기 때문에 아직 대중들이 체감할 만큼 직접 합법화 되었다며 왈가왈부하기 힘들지만, 여하튼 그때 당시에는 '불법'이었기 때문에 단속과 관련된 이야기들도 어렵지 않게 접할 수 있었다. 이야기인즉슨 잉크밤과 러브 13th 타투 행사 모두 진행 중간에 장내 경찰들의 단속이 행해져 중단되었다가 다시 재개했다는 그런 웃지 못할 일화다. 더불어 취재 당시 사진에는 타투이스트의 얼굴을 담는 것 역시 좋지 못하다는 선배 에디터의 말에 긴장하지 않을 수 없었다. 타투이스트들은 이 사진과 기사가 어디에 올라가는지, 그곳이 타투를 싣기에 적합한 곳인지, 후에 문제가 되지 않는지의 여부까지 물어왔다.
별안간 편할 수 없는 '불법' 꼬리표는 서브컬쳐에서도 큰 흐름이었던 타투를 수면 위로 올라올 수 없게 옥죄어 왔다. 요즘이야 10명 중 4~5명 정도가 타투 시술을 받을 정도로 경우가 흔해져서 타투에 대한 인식도 많이 호전되었지만, 그 이전을 떠올려보면 한국에서 타투는 오랜 기간동안 푸대접을 받아왔음이 사실이다.
<지하경제 양성화>의 양면성
박근혜 대통령의 <지하경제 양성화> 방안이 합법 체결로 이어지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일면에서는 위와 같은 직업들의 합법화 문제가 아닌, 지하경제 양성화 자체를 반대하기도 하지만 대게 그런 경우는 세금이 언급되곤 한다. 국가 차원에서 세입 확대를 위해 양성화를 추진하고 있다는 의견이다. 필자의 생각은 다르다. 단면인 찬성만을 외칠 요량은 아니다. 다만, 찬성과 반대를 결론짓기 이전에 득이 더 많은 방안을 가려내야 한다는 것이다.
따지고 보면, 기사에서 설명한 내용과 같이 무엇보다 고용률이 가장 관건이다. 세금은 부수적이다. 완전한 고용률은 아니어도 이전보다 나아지는 고용률은 '세금'으로 언급되는 반대 의견을 충분히 잠재울 수 있을 것이다. 불법이어도 암암리에 성행하던 직업군은 손에 꼽을 수도 없을 만큼 무궁무진하다. 이를 전부 지하 경제로 묶는 것은 국가 차원에서도 큰 손실이라고 생각된다.
이 직업을 가진 사람들은 지하 경제권에 속했기 때문에 누구나 다 하고, 누구나 다 아는 국민의 권리와 의무에서 어떤 무언가 때문에 균형을 이루지 못했을 것이다. 이것은 자율적인 직업 선택 문제 이외에 직업에 대한 차별이 인권 문제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것들이 옳지 못한 것이라고 누가 그랬는가. 타투가 과거 조폭이나 무서운 형님들이 몸에 그렸던 호랑이 담배 피우던 시절에나 '옳음'과 멀었지만, 지금은 길을 나서면 타투샵이 만연하고 타투 시술을 받은 이들은 스타일이라는 감투로 떳떳하게 내보이고 다닌다. 이런 문화가 옳지 못하기 때문에 불법이었던 것일까. 합법 타투를 포함한 지하경제 양성화, 어떤 결과가 대중과 더 많은 이에게 득이 될 수 있을까.
타투 합법화 후에는..
시간은 흐르고 시대는 변하고 있다. 호전된 타투에 대한 인식은 타투 합법화의 지름길을 만들기에 충분했다. 타투의 문화는 전 세계적으로 방대하다. 활성화된 문화는 활발한 시장으로 대변되기도 한다. 마냥 타투 합법화가 긍정적일 수는 없다. 불법이었기 때문에 일각에서 쉬쉬하며 행해지던 문화는 합법화 때문에 수면 위로 그리고 대중과 더 가까워질 것이다. 이는 합법적인 직업군, 타투이스트 증가로 시장의 팽창이 더 촉진될 것이라는 의미다. 시장의 팽창은 곧 공급원의 가격 인하 현상으로 균형가격 유지가 힘들 것이라는 유추까지도 가능하다.
문제는 항상 표면과 이면을 가지고 있다. 여러 과정을 거치더라도 결론은 늘 한가지로 결정된다. 하지만 극명한 결과에도 보충과 개선은 '언제나 적용 가능한' 해결안으로 자리 잡고 있다. 어떠한 결론이 나오더라도 그것을 이해하고 분석하며 개선해나가야 하는 것이 타투라는 문화를 이끌어 나가는 주체로서나 문화를 향유하는 대중으로서 필히 가져야 할 자세일 것이다.
글, 사진 : 임예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