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3. 20. 16:59ㆍShared Fantasy/Culture
"나에게 트레인스포팅이란.." 같은 시작은 별로다. 트레인스포팅은 1996년을 향유한 젊은이들에게뿐만 아니라 20년이 가까이 지난 현재까지 청춘이라는 세월을 보내는 누구에게나 피 끓음을 선사하는 영화다. 심지어 '죽기 전에 꼭 봐야 할 영화' 리스트에도 올라가 있으니, 더이상의 설명은 줄이겠다. 역시 나에게도 특별한 영화지만, 나만의 특별함이라기엔 희소가치가 가벼운 편이다.
하지만 반어적으로 설명하면, 오프닝과 OST부터 심장 두근거리게 하는 이 역사적인 영화를 아직도 접하지 않은 사람이 있다면 그에게야 말로 "뭐하며 살았니?" 라고 묻고 싶다. 반박은 말아라. 트레인스포팅을 모르는 자에게 청춘 영화라는 대목을 언급하기조차 힘든 것은 영화를 본 자만이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대니보일과 이완 맥그리거가 15살의 내게 선사한 신선하다 못해 이후로도 그와 같은 '신선함'만을 찾게 한 영화 트레인스포팅은 꾸깃꾸깃 숨겨두었던 쌈짓돈을 꺼내 DVD라는 것을 처음 구매하게 했던 장본이었다. 아직도 서랍 깊은 구석 가장 아끼는 DVD는 트레인스포팅이다.
16살이 되고, 19살이 되고, 23살이 되어도 다시 돌려 볼 때마다 신나게(혹은 살기 위해) 뜀박질하는 이완 맥그리거는 내 심장을 어찌나 열심히 곤두박질치게 하는지. 더해 영화 역사상 가장 히트한 트레인스포팅 OST 앨범 중 메인곡인 Iggy Pop의 Lust for Life까지. 내 서랍 속에서 영원히 늙지 않는 이완 맥그리거는 내가 꿈으로만 꾸는 그런 삶을 사는 사람이기에 언제고 다시 꺼내 보며 동경하고 또 해본다.
어빈 웰시의 동명 소설이 원작인 <트레인스포팅>은 스코틀랜드 뒷골목에서 마약에 탐닉해 살아가는 청춘군상을 다룬 영화이다. 감각적인 영상과 사운드 트랙으로 당시 큰 반향을 일으켰으며 이완 맥그리거, 로버트 칼라일, 켈리 맥도널드, 조니 리밀러, 이완 브렘너 등 지금은 헐리웃의 중견 배우가 된 이들을 세상에 알린 작품이다.
대니보일 감독을 세계적인 감독으로 만들어준 출세작이며 동시에 배우 이완 맥그리거의 대표작인 영화 <트레인스포팅, Trainspotting, 1996>의 속편이 20년 만에 제작된다. 최근 작품 <트랜스, Trance>의 홍보 때문에 미국의 '사우스 바이 사우스웨스(SXSW)' 영화제에 참석한 대니 보일 감독은 <트레인스포팅>의 속편을 2016년에 촬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트레인스포팅> 속편의 시나리오는 전편의 각본가이자 <쉘로우 그레이브> 때부터 근작 <트랜스>까지 대니 보일 감독과 함께 작업해 온 존 호지가 집필할 예정이다. 전편의 출연진들을 그대로 복귀시킨다는 계획이다. 참고로 원작자 어빈 웰시가 지난 2002년에 <트레인스포팅>의 속편 소설 '포르노(Porno'를 집필한 바 있지만, 영화는 그것과 다른 이야기로 풀어갈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글 : 임예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