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3. 24. 23:37ㆍShared Fantasy/Culture
케이블 채널에서 TV 최초로 범죄와의 전쟁을 상영했다. 오래 전부터 끊임없이 상영 광고를 내보내는 덕에 스쳐 지나서라도 안 볼 수가 없었다. 사실, 영화관에서 대중영화 잘 안본다. 여유도 없거니와. 배우 캐스팅 하나에 영화가 끌렸다. 물론 느와르 성향을 띄는 조폭 이야기도 그랬지만. 얼마 전 케이블에서 분노왕이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부산에서 조폭을 해왔던 분의 사연을 들었다. 영화 친구도 그렇고, 유독 부산 조폭 이야기가 재미 쏠쏠한 것 같다. 영화의 아이템으로도 충분한 가치를 지녔고.
최민식과 하정우의 각 캐릭터 설정은 좋은데, 비중은 최민식이 크다. 스토리 전체가 최민식의 이야기로 흘러가는 분위기. 다시 봐도 하정우는 어두운 분위기의 역할에 특화된 배우 같다. 익숙한 조연들의 얼굴도 보였는데 그만큼 인증된 조연들의 등장으로 연기력은 탄탄해서 스토리에 전념할 수 있었다. 무엇보다 영화 시대적 배경에 맞춘 소품들과 분위기가 인상적이다. 어설플 수 있는 과거 분위기 연출에 어색함 하나 없이 자연스러웠다. 화면 구석 저 멀리서 지나가는 자동차 마저 그 시대의 차로 대체했고, 말 한마디 하지 않는 조연들의 헤어스타일까지 당시 80년대 후반 90년대 초반의 모습 그대로였다.
마지막 하정우의 "대부님" 멘트와 함께 최민식이 고개 돌리는 장면은 소름이 돋을 정도로 섬뜩했다. 영화관에서 봤다면 러닝타임이 끝나고 나오는 사람들 입에서 충분히 "재밌다"라고 언급될 만한 영화라고 생각한다. 이런 히트작은 영화관에서 보지 못한 걸 가끔 후회하곤 한다. 하정우와 최민식의 네임밸류 만큼 스토리도 탄탄하고, 비쥬얼도 괜찮은 재미있는 영화다.
글 : 임예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