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3. 15. 21:41ㆍShared Fantasy/Fashion
지난 10월 People of Tastes에서 주최한 한국과 해외 패션 브랜드 교류의 장, 룸스링크에서 만났던 바스통을 기억한다. 첫 만남은 늘 새롭고 낯설다. 룸스링크에 전시된 부스 인테리어와 분위기가 마음에 들어 혼자 어슬렁거렸던 기억이 있다. 남자 한 분이 부스를 지키고 계셨는데, 부스가 좁은 편이고 나도 혼자라 어색해 선뜻 발들일 생각을 못했다. 한참 어슬렁거리다가 발들인 바스통 부스는 꽤 인상적이었다. 단추와 미싱까지 전부 가져다 놓은 인테리어가 지나가 더 나와 같은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았고, 그 위에 걸려있는 재킷들은 흡사 영국 브랜드 "BARBOUR" 자켓을 떠올리게 했다.
사진출처 : BASTONG BLOG
자켓에 손을 대면서 원단부터 저렴하고 흔한 그것이 아니라고 단번에 알아차릴 수 있었다. 한참 유심히 살펴보다가 인사를 건네오는 남자 분과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다. 바로 바스통을 이끌어가는 디자이너 기남해씨였다. 바스통은 2011년 시작되었고, 단순히 유행 따라 계속해서 새로운 디자인을 선보이는 브랜드와는 다르다고 설명했다. 그뿐만 아니라 바스통은 오로지 아웃터, 자켓만 다루고 있다. 기남해씨는 다른 브랜드처럼 매시즌마다 새로운 디자인을 선보이지 않기 때문에 매체에 새로운 정보를 전달할 거리는 많지 않다고 했다.
요즘은 SPA 브랜드 때문에도 영향이 크지만, 패션이라는 특성상 시즌마다 혹은 분기마다 새로운 디자인과 제품을 만난다. 빠르게 생기고, 사라지며 높은 회전율을 보이는 패스트 패션 브랜드 매장에서는 느낄 수 없는 정성과 진정성 그것이 바스통을 대변하고 있었다. 기남해씨가 7년간 남성복 브랜드에서 쌓아온 의상 디자인 감각, 테일러링 기술 그리고 지키고자 하는 아웃터의 가치가 더해져 지금의 바스통을 만들었고, 앞으로는 더 멋진 가치를 창출해 낼 것이라 생각한다.
바스통은 런칭부터 오는 2014년까지 001번부터 007번까지 시리얼 번호가 새겨진 아웃터 모델을 선보인다. 현재까지는 다섯 가지 디자인이 출시되어 판매가 이루어지고 있고 더해서 No.006은 2013년 가을, No.007은 2014년 가을에 런칭될 예정이다.
역시나 내가 만져본 바스통 아웃터는 달라도 확실히 달랐다. 영국 어부들이 애용하면서 유명해진 120년 전통의 영국 '브리티시 밀러레인'을 주 소재로 사용한다. 이 소재는 왁싱된 코튼으로 영국의 비와 안개, 습기 같은 악천후에 견딜 수 있도록 견고하다. 부자재 또한 이미 시중에 나온 기성품을 사용하지 않고 직접 디자인과 설계를 해 사용하고 있다고 한다. 기남해씨의 자부심과 준비성 그리고 그 모든 것을 대변하는 진정성이 바스통의 가치를 높이고 있다.
"Trace your Journey"를 슬로건으로 2011년 첫 기획 당시 영원한, 변치 않는 작업이라는 "Timeless Work"를 고집하고자 했다. 지난 2월 16일 홍대 연남동에 오픈한 바스통 쇼룸은 기남해씨의 사소한 정성 하나하나가 모여 한국적이면서 세련된 공간으로 탄생했다. 황동을 즐겨 사용하는 기남해씨는 부자재, 쇼룸 소품 등 하나부터 열까지 모든 곳에 손길을 더했다.
바스통의 룩북 이미지를 소개한다. 시즌과 무관하게 타임리스 제품들을 선보이는 바스통에 2013 S/S 라는 현 시즌 구별은 필요치 않다. 진중함이 묻어나는 바스통, 기남해씨는 오피셜 블로그를 통해 룩북 한장 한장의 컨셉과 롤모델 설명을 덧붙였다. 지금까지 공개된 다섯 가지 아웃터를 소개한다.
글 : 임예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