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10. 19. 13:32ㆍShared Fantasy/Beauty
한참 지난 포스팅, 추석 때 본가 대전을 갔다. 오랜만에 간 터라 가족들 보는 것만으로도 행복했고, 가장 좋은건 5일 풀로 쉴 수 있는 휴일 때문에 신이 났었다. 요양하는 셈 치고 내려간 터라 친구들 볼 틈도 없이 집에 누워 티비보고, 맛있는 엄마 밥 먹고, 가족들이랑 수다 떨기 바빴다. 어느새 4일을 집 밖에 나가지도 않고 쉬다보니 결국은 몸이 근질근질해졌다. 사실 엄마랑 영화 광해를 볼 겸 둔산동으로 나선건데, 백화점 1층 코스메틱 매장에서 헤어나올 수 없었다. 결론은 그 날 광해도 보지 못했고, 다른 사연은 기억도 안나고 내게 남은건 체크카드 영수증과 화장품 뿐이었다. ㅅ...ㅂ....
드디어 벼루고 벼루던 코코느와르를 구매했다. 이전에는 약 2년간 코코 마드모아젤을 써왔다. 수능 마치고, 엄마가 사주신 코코 마드모아젤은 내 평생 샤넬 향수에서 헤어나올 수 없게 만든 장본 족쇄다. 이후, 내 돈으로 향수를 산 건 처음이다. 이제는 일을 하고, 나름 독립한 셈이니 내 돈으로 사야함이 분명하니까... 엄마도 더이상 사주신다는 말씀을 입밖에 내지 않으셨다. (ㅋㅋㅋ)
코코 느와르에 관한 포스팅은 여기서 확인 가능하다. 오드 파르팽으로 50ml. 가격은 기존 No.5나 코코 마드모아젤보다 2만원 비싼 147,000원이다. 향은 No.5와 코코 마드모아젤 사이? No.5 보다는 가볍고, 마드모아젤보다는 무거운 향이다. 내가 둔한건지 나는 마드모아젤과 코코느와르 향 구분도 힘들 정도로 비슷하다고 느낀다.
오른쪽 검정 코코느와르 종이가 코코 느와르의 시향지다. 시향지 마저도 어찌나 예쁘고 부티나던지... 가운데 금색은 진짜 골드펄로 프린트 되어있다. 시향지도 마음에 들어 한움큼 챙겨왔다. 위 사진은 코코 느와르 사면 언니가 체크해서 주는 카드인데, 뭐 보다시피 '샤넬의 향수를 즐기는 방법'과 내가 산 향수 시향지와 저~ 많은 샤넬 향수들 중 내가 산 향수가 체크되어 있다. 샤넬 향수는 No.5, No.19, Chance, Coco (No.5 바틀과 비슷하다), Coco madmoiselle, coco noir, allure, cristalle, bleu, antaeus, platinum, egoiste, pour monsieur 등이 있다. 참고로 No.5와 코코와 코코마드모아젤과 코코느와르는 바틀 디자인이 같고, 컬러만 다르다. No.5는 갈색, 코코는 No.5보다 어두운 톤, 코코마드모아젤은 핑크, 코코느와르는 바틀 자체가 아예 검정색이다. 이전부터 봐오던 샤넬 향수 바틀 중에는 당연 이 바틀이 가장 좋았고, 코코 느와르가 등장하면서 거의 혁신 수준으로 내 마음을 흔들어놓았다. 섹시한 블랙과 골드 포인트가 환장할 거 같다.
내 향수와 엄마 아이쉐도우까지 사드리고 신나게 돌아 나오면서 뜨끔!했다. 친동생도 여자(스무살, 대학생)인데 깜빡한거지. 동생은 여태 샤넬 화장품 하나 갖고 있는게 없다. 샤넬 화장품 첫번째라면 내가 어렸을 떄 꿈꿧던 것처럼 샤넬 레드립스틱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동생에게도 레드립스틱을 하나 사주고 싶었다. 내가 가진 다크레드는 와인에 가까운? 컬러인데, 동생은 좀 더 밝고 예쁜 컬러로 골랐다. 깜봉레드(CAMBON RED) 가격은 39,000원!
엄마는 가을 분위기 나는 아이쉐도우를 탐하셨다. 우리 엄마도 샤넬을 무척 좋아하시는데, 나 코코느와르만 사기 뭐해 엄마도 사라고 열심히 부추겼다. 내가 조금 보태서 엄마 하나 사드렸다. 엄마도 간만에 사는 화장품이라 좋아하셨다. 가격은 74,000원!
나는 코코느와르도 사야했지만, 출발 전부터 파운데이션을 생각하고 있었다. 고등학교 때는 파운데이션을 바르지 않았고, 종종 바를 기회가 생기면 가벼운 비비크림이나 베이스만 바르다가 스무살 이후 파운데이션을 바르게 됐다. 비비크림 보다는 파운데이션을 좋아한다. 스무살 때 처음 산 부르주아 10시간 파운데이션은 약 2년 넘게 나의 파운데이션으로 자리 잡았다. 가볍기도 하고, 촉촉하기도 하고 내가 딱 좋아할 만한 타입의 파운데이션이었다. 얼마 전에 10시간 파데 마지막 병을 다 쓰고 하나 사아겠다 마음 먹었는데 문득 컴팩트 파운데이션이 떠올랐다. 매번 손에 묻혀 파운데이션을 바르는 터라 은근 불편하기도 했고, 왜인지 들고 다니기도 민망했기 때문에... 그래서 생각난게 컴팩트 파운데이션이다.
컴팩트 파운데이션은 파우더처럼 거울도 달려있고, 휴대성도 좋고, 가장 중요한 '손에 묻힐 일이 없다는' 것. 맨 처음 SK-2 셀루미네이션 에센스-인 파운데이션을 탐했는데, 가격대비 용량 보고 깜짝 놀랐다. 맥이나 타 브랜드 컴팩 파운데이션 용량의 2/3 밖에 되지 않는데도 불구하고 가격은 거의 2배.
엄청 심하게 탐났지만 결국 맥을 택했다. 파우더는 바비 브라운을 쓰는데 구매할 당시 고민없이 그냥 산거라 별 탈 없이 쓰고 있다. 맥 미네랄라이즈 컴팩 파운데이션. 미네랄라이즈라고 해서 촉촉할 거라 기대했던 나는......... 뭐 안 촉촉한 것도 아니지만ㅋㅋ 10시간 파운데이션 쓰다가 이거 쓰면 미네랄라이즈 라는 단어가 무색해진다. 촉촉의 절정은 10시간 파운데이션이기 때문에!
그래도 나름 만족한다. 들고 다니기에도 좋고, 아무데서나 파운데이션을 바르며 화장을 시작할 수 있고, 이걸 산 이후로 진짜 크게 바뀐건 이 파운데이션이랑 아이브로우, 립만 가지고 다니면 어디서든 화장을 할 수 있다! 가격은 52,000원!
이제와서 말하는 거지만, 이건 절대 사지 말았어야 했다. 돈도 돈이지만, 컬러도 내가 바르기에 충~분히 부담스럽기 때문에! 이걸 사고 후회했다. 나머지 것들은 아~주 만족하지만 이것 만큼은 참았어야 했다. 역시 충동구매라는 결과는 참담하다. 완전 참패. 보다시피 빨간 용기의 맥 립스틱은 비바글램 립스틱 및 립글로스이고, 판매금 전액은 맥 에이즈 펀드로 기부된다고 한다. 개인적으로 이전에 사들인 맥 평범한 용기보다 포인트 레드 컬러 용기라 더 마음에 들었다. 제일 중요한 건 매장 스탭 언니가 올 시즌 트렌드 컬러라는 버건디 레드립과 함께 90년대 일진 언니들을 연상시키는 진한 화장을 하고 계셨는데, 그 언니가 바른 립 컬러를 보고 구매했다는 것이다. 언니가 내 구매욕을 자극 시켰고, 집에 와서 화장 후 발라본 결과 그 언니였기 때문에 소화 가능한 컬러나는 걸 깨달았다. ㅁ;ㅣㄴ아러;ㅣ자덧;ㅣ자섣
비바글램3 버건디와 퍼플을 오가는 진한 레드립이다. 바르고 나갔더니, 프란체스카 시체 같다는 말도 들어봤다. 진한 아이 메이크업은 필수불가견이다. 아.............. (팔고싶다) 가격은 27,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