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TH] 여심을 흔들 영원한 판타지, Paradise Kiss

2012. 11. 8. 15:09Shared Fantasy/Cultu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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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살이 된 내게 지금까지도 한결같은 판타지 <Paradise Kiss> 중학교 2학년때 기말고사 마치고 겨울방학 돌입했다. 방학 초입에는 무조건 놀아줘야 한다는 나름의 룰에 따라 한겨울에 뭘할까 찾다가 친구의 간증 아닌 간증으로 코믹북 세계의 입문했다. 당시엔 얼마나 환상적이던지 이전엔 무슨 재미로 살았나 싶을 정도로 황홀했다. 순정만화부터 학원물까지 전부 섭렵하는데 그 정도 되면 책방 아저씨랑 친해져서 과자도 얻어먹고 한다. 순정만화에서는 보면 볼수록 녹아내리는 포옹씬 혹은 키스신, 학원물에서는 하이킥으로 날아오르는 순간의 씬은 명장면 중에 명장면이기 때문에 칼로 틈없이 컷팅 들어간다. 추억 새록새록~ 너무 잦은 칼질로 만졌을때 두께가 심하게 티난다 싶으면 아저씨한테 직접 반납 안하고 반납통에 몰래 넣고 뛰었다. 창문밖으로 아저씨가 볼수도 있으니까. 어린 심정에 나름의 범법이었으려나? 개학하고도 겨울 방학과 봄 방학 그 사이에는 선생님들 마저 수업에 손 놓으는 시즌. 영화 비디오를 틀어주고... 그때 나는 학교 정문에서 5분도 걸리지 않는 우리집과 우리집 앞의 책방을 쏜살같이 왕복하며 영화 시간에 읽을 만화책을 빌려 보았다. 뭐 내 청소년기 코믹북 이력은 대충 이러하다.

낙엽만 굴러가도 까르르 웃어댈 15살 사춘기 소녀가 순정만화에 발 들이면서 가장 첫번째 읽었던, 아니 느꼈던 책이 바로 <Paradise Kiss> 이다. 당시엔 어머나! 꺅꺅! 명장면 컷팅 기술 써가며 밤새 읽었다. 읽고 또 읽고... 그러면서 <Paradise Kiss>의 작가 야자와아이 작품은 다 섭렵한 거 같다. 야자와아이의 또 다른 작품<NANA>는 너무 지루해서 아직도 결말을 보지 못했다. <Paradise Kiss>가 23살이 된 지금까지 언급되고 기억되는건 처음, 만화책의 처음이라 그런거 같다.

작년 여름 즈음 문득! 정말 갑자기! <Paradise Kiss>가 보고싶어졌다. 며칠뒤 고민없이 yes24 사이트에서 <Paradise Kiss> 5권 전권을 결제했다. 당시 회사로 택배가 왔는데 선배들 다 보는 자리에서 뭐야? 뭐샀어? 뜯다가 만화책이라는걸 들통 나고는 동료들 전부 입을 다물지 못했다. "애냐?" "완전 애네" "덕후같아" 등등. 근데 내게 <Paradise Kiss>에 대한 사랑이 덕후라는 단어로 명명된다면 그 또한 흔쾌히 받아드리리. 그정도였다. 여름 비가 내리는데 방안에 엎드려 선풍기 틀어놓고 말풍선 하나 빼지 않고 한글자 한글자 읽어내려갈때 어찌나 행복하던지. 작년 여름 내게 <Paradise Kiss>는 더위 쯤은 싹 잊을 만큼 소중한 선물이었다. 



영화 <Paradise Kiss> 야자와 패션스쿨의 파라다이스키스 그룹이 만든 졸업작품 드레스를 입고 무대에 선 캐롤라인

영화 <Paradise Kiss> 천재 디자이너 죠지가 파리로 떠나며 영원한 뮤즈 캐롤라인에게 남긴 드레스룸

영화 <Paradise Kiss> 죠지, 아라시, 미와코, 이자벨라의 Paradise Kiss


2005년 이후로 작년 여름 잠깐 이외에는 <Paradise Kiss>를 가까이 할일이 없어 몰랐는데 애니메이션 나온건 알았어도 영화 나온 줄은 몰랐다. <Paradise Kiss>보다 유명하고 인기 많은 <NANA>는 더 빨리 영화와 애니메이션화 됐다. 한참 지나 <Paradise Kiss> 영화를 보게 됐다. 만화 원작이 애니메이션되고 영화화 된 작품은 팬들을 100% 만족시키기 힘들다고 생각한다. <Paradise Kiss>도 마찬가지다. 만화 만큼의 소소한 재미나 볼거리는 덜했던거 같다. <Paradise Kiss>는 19살 학생들의 패션에 관한 꿈과 부모님에 치여 어쩔수없이 치여왔던 수험에 대한 스트레스가 복합적으로 얽히고 설켜 서술된다. 아무래도 패션과 학생들 이야기다보니 비쥬얼은 최고인데 영화에서는 그만큼 살리지 못한거 같아 아쉽다. 패션이 포인트인데, 특히 머리부터 발끝까지 펑크인 아라시를 생매장 시켰다. 죠지는 짧은 헤어가 어울리는 섹시한 옴므파탈인데 영화에서는 어찌 저렇게 더벅머리에 기럭지만 길어서 주머니에 어정쩡 손을 넣고 걸어다니는 이미지가 되었는지 모르겠다. 그리고 <Paradise Kiss>의 진짜 재미는 살짝씩 가미되는 19금 장면인데 영화에서는 스토리 자체를 캐롤라인의 독립성에 맞추다보니 안타깝게 그런 장면도 사라졌다.

예전 원작 만화 이후 애니메이션을 접했을 때도 지금처럼 실망했다. 움직이는 장면을 간단히 디졸브 시킨 것처럼 허접했고 만화 원본에 컬러만 입힌 경우다. 아무래도 만화는 원작이 가장 훌륭하고 그 만큼의 가치를 다른 미디어로 재생해내기는 참 어려운것 같다. 만화가 가장 깊이있고 구체적이고 자세하고 예쁘게 표현할 수 있는 수단이라는게 증명되는 듯. 여태 만화를 뭐 얼마나 사랑했겠냐만은 만화에 허우적 거렸던 기간만큼 <Paradise Kiss>를 사랑했으니 내 평생 최고의 만화일듯 싶다. 사랑해요 George 사랑해요 Paradise Kiss!



만화 <Paradise Kiss>


사뭇 여심을 흔들 리얼 판타지 <Paradise Kiss>는 패션학도들의 이야기로 만화이지만 특히 패션이 볼만하다. 구성인물 아라시의 펑크와 미와코의 *고딕 로리타 패션이 주를 이루고, 작가 야자와아이는 주인공 미와코 같은 귀여운 이미지에 로리타 패션 그림체로 유명하다. 주인공인 천재 디자이너 죠지는 짧은 헤어와 깔끔한 오피스룩, 죠지의 영원한 뮤즈 캐롤라인은 예쁜 얼굴과 바디에 꼭 맞는 교복, 죠지가 만들어주는 드레스가 주를 이룬다.


*고딕 로리타 (Gothic & Lolita) 로리타 패션과 많은 공통점을 가지고 있어 로리타 패션과 혼동하기 쉽다. 원색이나 파스텔 계열의 색은 거의 사용하지 않고 모노톤을 바탕으로 한다. 고딕 패션과 같이 괴기함을 포함한 디자인이 많다. 천사에 반대되는 악마로 비유되기보다는 로리타를 바탕으로 타락한 천사와 같은 분위기의 패션으로 볼 수 있다. 흑로리·흰색 로리와 혼동하기 쉽다. 고스로리라고 하면 일반적으로 상상하는 흑백의 치렁치렁한 복장이 고스로리는 아니다. 고스로리는 고딕 쪽으로 분류한다. 출처 http://www.wikipedia.org/



이 포스팅은 Culture Webzine Public Sounds에서도 읽으실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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