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2. 10. 21:00ㆍShared Fantasy/Paper
오사카에 가면 오랜만에 뽀빠이를 사보자고 마음먹었다. 가자마자 쇼핑에 구경에 금새 깜빡했지만, 편의점 로손에서 구경하다가 발견하고는 바로 구매했다. 역시나 뽀빠이는 기대 이상이다. 1월호는 뽀빠이 데이트 메뉴얼로 연인의 데이트 코스를 시간별로, 장소별로, 식당별로, 스타일별로 소개하고 있다. 분위기 있는 레스토랑은 물론 함께 즐길 수 있는 스포츠, 칵테일의 종류까지 정리되어 있어서 좋다. 개인적으로는 화보가 푸근해서 좋았다. 무심하게 걸친 스웻셔츠와 코트 그리고 화이트 삭스(대세다. 확실히 대세야.)에 넉넉한 품의 코트가 뉴욕에서 크리스마스를 보내는 연인들을 더욱 따뜻하게 하는 것 같다.
뽀빠이는 1976년 창간한 일본 잡지로 일본에서 제일 인기 있는 남성 잡지다. 매달 새로운 주제로 발행되며 패션뿐만 아니라 라이프스타일, 디자인 등 다양한 장르의 컨텐츠가 소개된다. 브루터스(Brutus) 잡지 편집장이자 패션 셀러브리티인 타카히로 키노시타가 얼마 전에 뽀빠이 편집장을 맡으며 약간의 성향 변화를 겪었다고 한다.
2014 Jan. / Issue No.801 / 720￥(한화 7,650원 정도) / http://magazineworld.jp/popeye/
아메리카 무라 언저리를 거닐다가 우연히 발견한 Village Vanguard 북 스토어. 입구나 간판만 보면 크게 매력적이지 않았는데 'Book Store'란 문구만 보고 무작정 들어갔다. 깜짝 놀랐다. 킹콩 뮤직도 그랬지만 일본에서 스토어 외관만 보고 판단하는 건 정말 섣부른 짐작이다. 안은 미로처럼 또는 터널처럼 방 안에 또 방 안에 또 방 또 방 또 방처럼 매장의 끝을 볼 수 가 없었다. 나는 잡지 구역 한 군데서만도 한 시간 정도를 보내니 매장 전체를 보는 건 애초에 무리였다. 친구들은 역시나 나 기다려주다가 한참 지쳤지만. Village Vanguard 후기는 따로 적기로 하겠다. 웬만한 잡지들은 여기서 다 구매했지만, 그중 보물찾기처럼 발견해 가장 마음에 드는 건 이 The Bronx 매거진이다.
The Bronx는 창간한 지도, 폐간한 지도 꽤 된 오래된 잡지다. 내가 산 The Bronx 이슈 첫 번째 호는 2008년 겨울 호로 Village Vanguard 매장에서도 네 권 정도만 구비되어 있었다. 편집장이자 포토그래퍼인 Tetsuya Shimoyama가 브롱스 지역 흑인들의 스타일과 일상을 스냅 사진으로 소개하고 있다. 텍스트는 거의 없고 스냅 사진 위주로 단지 잘 입고 멋진 흑인들이 아닌 노인부터 아이까지 흑인들 전부를 담는다.
2014 Jan. / Issue No.801 / 720￥(한화 7,650원 정도) / http://magazineworld.jp/popeye/
이 잡지 이름을 하라주쿠 여자? 라고 읽는게 맞나? 도통 일본어를 알 수가 있어야 말이지. 일단, 커버가 카리파뮤파뮤라서 눈에 쏙 들어왔다. 아기자기한 일본 잡지 여럿 봐왔지만 이 잡지는 특히 일관성 없는 디자인과 폰트로 산만함은 물론 공주 스티커까지 들어있다. (아주 만족) 스타일 면에 있어서도 히피, 펑키, 로리타까지 전부 다 섞였다. 딱 10대 소녀들이 신나게 볼만한 잡지. 기분 좋게도 두 번째 이슈. 매거진 사이트에 들어가면 재밌는 메이킹 필름이 많다.
2014 Jan. / Issue No.2 / 620￥(한화 6,600원 정도) / http://haraj.jp/
위 잡지보다는 참하고 차분한 소녀들이 좋아할 것 같은 초키초키 걸즈. 두 잡지가 커버부터 확연히 다름을 알 수 있다. 초키초키 걸즈는 안에 광고도 전부 말랑말랑하고 소프트한 이미지들이다. 휘황찬란한 폰트와 그래픽은 크게 다르지 않지만. 소개하는 스타일들은 대체로 크리미한 컬러, 넉넉한 품, 귀여운 룩이 주를 이룬다. 개인적으로 위 잡지보다는 초키초키 걸즈가 나은 것 같다. 이 잡지는 더 기쁘게 창간호다. 장르를 불문하고 첫 번째 이슈는 조건 없이 소장가치 100%다.
2014 Jan. / Issue No.1 / 580￥(한화 6,160원 정도) / http://www.naigai-p.co.jp/chokichokigirls/
글 : 임예성, 사진 : 임예성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