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1. 21. 18:35ㆍShared Fantasy/Fashion
차갑게 서있는 친구들의 사진이 출처도 없이 해외 블로거들에 의해 불티나게 리블로그되고 있었다. 사진은 코멘트 하나 달지 않고도 타향 사람들의 무한한 관심을 샀다. 옷과 사진을 좋아하는 정기욱, 김요한, 김맹호가 모여 부지런히 뭔가를 하다보니 이렇게 되었단다. 한참을 구경하다가 93년생 친구들이 서로 찍어주고 찍힌 사진이라는 것을 알아차렸다. '멋지다'를 연발했다. 크리에이티브 함에 있어 나이는 절대 불필요한 비교 요소지만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사진 속 느낌을 고스란히 표현한 정기욱과 김요한의 유니섹스 브랜드 런드리 블루스(Laundry Blues)를 소개한다.
런드리 블루스는 정기욱과 그의 친구인 김요한이 스물한 살에 함께 옷을 만들면서 시작되었다. 브리티시 가르송과 레트로 느낌이 함께 가미된 런드리 블루스는 '조금 더' 자유분방한 소년, 소녀들을 위해 만들어지며 정기욱, 김요한 두 디자이너 역시 주변 친구들에게서 영감을 얻는다. 현재 런드리 블루스는 스웻셔츠 네 가지와 셔츠 한 종류, 반바지 두 종류를 선보였으며 앞으로 차례대로 하나씩 공개할 예정이다. 옷은 부담 없이 남녀노소 편하게 입을 수 있도록 프리사이즈로 발매되었다. 현재 피스 구성은 적지만 런드리 블루스만의 낯설고 신선한 느낌은 앞으로의 피스를 더욱 기대하게 한다.
런드리 블루스 디자이너에게 탄탄한 브랜드나 하이엔드를 지향하는 건 먼 이야기라 하여도 그들은 가장 근본적인 디자인 마인드를 갖췄다. 기성복에서 입고 싶은 스타일을 찾을 수 없던 정기욱은 스스로 만족하기 위해 그리고 더 많은 친구와 함께 나누기 위해 직접 디자인하고 공장에 의뢰해 샘플까지 제작하는 데에 거리낌이 없었다. 결코 가볍게 다룬다는 의미는 아니다. 누구나 만족할 만큼 좋은 원단과 완성도를 위해 과정에서 버린 원단들도 무수하다. 실패를 거듭하며 완성한 옷들은 그들에게 영감이 되어 더욱 좋은 옷이 나올 수 있도록 자극제가 된다.
글 : 임예성, 사진 : 런드리 블루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