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센토르와 스프링 크로커스

2013. 3. 12. 13:41Shared Fantasy/Fash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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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프링 크로커스 2013 S/S 룩북


로컬 디자이너 브랜드 중 가장 좋아하는 브랜드를 꼽으라면 서슴없이 정지윤, 서지은 디자이너의 미스치프(MISCHIEF)와 예란지 디자이너의 더센토르(The Centaur)를 찬양한다. 브랜드의 가장 핵심이 되는 옷도 그렇지만, 브랜드 아이덴티티와 컨셉 면에서 특히 편애한다. 


이번 이야기에서는 스프링 크로커스와 관련된 더센토르만 언급할 생각이다. 신비롭기까지 한 한 반인반마의 켄타우로스 로고와 컬렉션을 마친 피스를 보고 반하지 않을 수 없었다. 게다가 예란지 디자이너의 뮤즈라는 모델 이선의 감각적인 룩북까지. 더센토르는 옷 뿐만 아니라   룩북, 컨셉, 분위기 등 무엇하나 감하지 않고 우리네들의 사랑을 받기에 충분했다. 더센토르의 소개에서 과거형을 쓸 수 밖에 없는 이유는 얼마 전 끝난 더센토르의 굿바이세일. 좋아하는 것에 안녕을 고할 때, 추종자의 입장에서는 단지 제품이 남아있을 때 하나라도 더 구매하는 것 외에는 어쩔 도리가 없다는 걸 새삼 느꼈다. 


더센토르의 마지막 소식에 안타까워 할 때 쯤, 에이랜드에서 매니저로 근무하고 있는 예진이가 내게 소소한 선물을 건냈다. 누구에게는 별 것 아닐지언정 필요로 하는 나와 선물해준 예진이에게는 더 없이 멋진 것이라고 생각한다. 바로, 로컬 디자이너 브랜드 룩북들. 표현이 복수인 이유는 상상도 못할 만큼 많은 브랜드의 룩북을 한꺼번에 챙겨주었기 때문이다. 웹을 인터페이스로 사용하는 나는 디지털 이미지로만 접하기에 인쇄 룩북은 더 없이 낯설고 소중하다. 그 많은 룩북들 중 내 눈길을 한번에 사로잡은 건 단 하나였다. 바로 임민주 디자이너의 스프링 크로커스(Spring Crocus).


더센토르의 룩북을 찬양하는데, 더센토르 이후 비슷한 감성의 예쁘다고 느낀 룩북은 처음이다. 스프링 크로커스 감성 자체가 더센토르와 비슷하기도 하지만 더센토르 보다는 좀 더 모던하고 영한 느낌이 강하다. 블로그에 로컬 브랜드 룩북 소개를 연재하고 있는데, 개인적으로는 이번 시즌 2013 S/S 브랜드 중 스프링 크로커스가 가장 마음에 든다. 


에이랜드를 가지 않는 편이라 직접 접하지 않았다면 몰랐을 스프링 크로커스의 옷을 직접 보기 위해 역으로 에이랜드 방문을 서슴치 않았다. 사실, 예진이가 룩북 전해주기 이전에는 웹에서 그냥 스쳐 지나가는 브랜드 정도로만 생각했다. 때문에 예진이에게 건네받은 2012 F/W 룩북을 보고 스플이 크로커스 매력에 풍덩 빠진 것이다. 이번 시즌 룩북도 대단히 예쁘지만, 개인적으로 이전 시즌 룩북으로 첫인상을 받았기 때문에 특히 더 기억에 남는다. 


스프링 크로커스 2012 F/W 룩북

임민주 디자이너에게 디지털 룩북 이미지를 건네받은 뒤, 내가 기고하는 몇 군데에 스프링 크로커스 정보와 룩북을 소개했다. 곧이어 인쇄 룩북도 받아보고 싶다는 나의 간절한 소망 어필에 바로 다음 날 집으로 스프링 크로커스 2013 S/S 룩북이 정리된 종이 포스터를 받아볼 수 있었다. 수업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어찌나 반갑던지. 메일을 보낸 바로 다음 날 받아볼 수 있어서 기분 좋았다. 트위터에는 소소하게 "여태 본 룩북들 중 지극히 개인적으로 나의 취향이다"라고 어필했는데, 다행히 나와 비슷한 감성의 여러 분들도 스프링 크로커스 룩북을 가지러 유어마인드까지 찾아 간다고 했다. (룩북 편집을 유어마인드에서 맡았다) 


더센토르 이야기에서 비슷한 감성의 스프링 크로커스 이야기로 넘어갔는데 한번 더 더센토르를 회자하면, 이제는 더 이상 만나볼 수 없어 아쉽고 안타까운 건 단연 나 뿐만이 아닐거라 생각된다. 하지만 예란지 디자이너의 현명한 선택이라 믿어 의심치 않기 때문에 우리는 더센토르에 쿨하게 안녕을 고하고 더센토르의 감성을 뛰어넘을 신예, 스프링 크로커스를 주목해보자. 


 : 임예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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