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4. 9. 01:19ㆍShared Fantasy/Cultu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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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음 내디딜 때마다 느껴지는 타인의 시선. 그녀의 외모와 스타일은 길에서 평범하게 볼 수 없고 뻔한 용기가 아니면 따라 하기 조차 쉽지 않다. 그녀는 취미이자 생활이 그리기이고 그릴 때 가장 행복을 느끼는 그림쟁이다. 패션과 독특한 머리카락 빛깔로 온라인상에서 더 많은 인지도를 쌓아온 그녀 자신도 웹상의 명성을 인지하고 있었다. 하지만 단순히 겉치레 때문인 거품 인기는 아닐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그림쟁이 장콸이 주목받는 이유 중 스타일 이외의 요소에 관해 이야기해본다.
장콸은 어려서부터 그림을 그렸다. 많은 사람이 그림을 배울 때, 그녀는 학원이라는 루트를 거치지 않고 스스로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고등학교 진학을 앞두고 고민 없이 애니를 선택했다. 그림을 그려온 그녀에게 애니 고등학교라는 명목은 큰 영향을 끼치지 않았겠지만, 그림 스타일에서는 충분히 영향을 받았으리라 생각한다. 그녀의 그림은 단순하지만 뚜렷한 캐릭터, 선명한 색상대비, 독특한 아이템으로 보는 이에게 강한 인상을 남긴다. 막연한 상상의 추상화, 이해하기 어려운 순수미술보다는 일반인에게 더 친근히 다가오는 만화 같은 그림체가 유독 돋보인다.
15세기 말 고대 로마 폐허가 발견되었을 때 파묻혀 있던 건축물 볼트의 벽 모양은 공상의 생물, 괴상한 인간의 상, 꽃·과일·촛대 등이 복잡하게 결합된 것이었다. 그 괴이함이 사람들의 흥미를 끌어 그로테스키(grotteschi)라는 일종의 괴기 취미 유행을 낳았다. 이후 일반 예술에서는 환상적인 괴기성을 가리키는 것으로 통용 되었다. 그녀의 그림은 지극히 기괴하고 한편으로는 거부감까지 든다. 즉, 그로테스키하다. 성기를 서슴없이 그리고 자신을 형상화한 캐릭터 이마에 구멍을 뚫으며 특히 주름과 같이 쭈글거리는 패턴이 주를 이룬다. 귀여운 소재마저 그로테스키한 그녀의 손을 거치면 어둡고 오묘한 분위기의 캐릭터로 재탄생한다. 이런 그림은 장콸, 그녀 본연의 그대로를 담고 있다.
장콸은 MOT의 음악을 좋아하고, 일본 만화가 이토준지의 그림을 좋아한다. 그녀의 그림은 MOT의 어두운 분위기와 엽기적 상상력의 대명사인 이토준지 취향과 닮았다. 만화 캐릭터처럼 평면적인 그림이지만 독특한 분위기 덕분에 그림 전체가 결코 허전하게 느껴지지 않는다.
주로 디지털로 작업하는 그녀는, 손에 태블릿 펜이 잡히지 않을 때면 불안해하고 초조해한다. 화가라면 누구나 그렇겠지만, 작품 활동이 뜸해질 때면 자신이 나태해졌다고 자책하곤 한다. 그녀의 이런 자책이 하루하루 재밌는 그림들을 내놓는 좋은 요소가 아닐까 생각한다. 그녀에게 사람들과의 온라인 교류는 새로운 영감이 되고, 스스로 발전할 계기를 주며, 나태해지면 안 됨을 깨닫게 해주는 자극제가 된다. 그녀가 사람들에게 주목받는 이유는 단지 화려한 겉모습 때문이 아닌 이런 재밌는 그림들 영향이 더 크다. 그로테스크한 그림과 독특한 외향은 사람들에게 '코알라 닮은' 장다혜를 알리기에 충분했고, 앞으로도 그녀의 작품활동에 생기를 불어넣어 줄 중요한 기둥이 될 것이다. 다만, 이런 요소들로 인해 그녀가 붓이 아닌 태블릿, 캔버스가 아닌 모니터에 머무르지 않길 바랄 뿐이다.
글 : 임예성 / 쇼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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