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가 코헤이 요시유키의 'The Park'
2015. 9. 29. 04:27ㆍShared Fantasy/Cultu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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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조금 외설적이지만, 솔직한 사진들이 있다. 때는 1970년대 일본, 어두운 공원에서 젊은 남녀(혹은 남남)이 서로 부둥켜안고 바닥을 뒹구는 절묘한 순간이 '훔쳐보는' 누군가에 의해 흑백사진으로 담겨있다. 절묘하게도 사진 속 대부분 남성의 손은 상대의 팬티에 들어가 있다. 남녀뿐만 아니라 남자와 남자가 서로 몸을 배배 꼬는 모습도 볼 수 있다. 대체 저 시절, 저 공원에서는 무슨 일들이 벌어진 걸까? 젊은 남녀의 솔직한 욕정들이 뒤엉켜 다소 과열된 현장인 듯하다. 이런 관음적인 찰나의 기록도 40년이 지난 지금은 'The Park'라는 이름의 '작품'이 되었다.
1946년 일본에서 태어난 사진가 코헤이 요시유키(Kohei Yoshiyuki)는 1970년대 초반, 젊은이들의 은밀한 만남이 이뤄지는 도쿄의 세 공원을 돌며 관음적으로 셔터를 눌렀다. 1979년 도쿄 코마이 갤러리(Komai Gallery)에서 첫선을 보였던 'The Park' 시리즈는 당시 몰매를 맞을 수밖에 없었다. 촬영한 시점에서 고작 몇 년 뒤였기 때문에 공개된 시기가 좋지 않았다. 소동 이후에 이 사진들은 28년간 빛을 보지 못했다. 그리고 2008년 베를린 비엔날레에서 다시 공개된 후에는 브루클린, 시카고, 허스턴, 뉴욕 등을 순회하며 많은 이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글 : 임예성 @maidennoirr, 사진 : M+B Pho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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