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4. 29. 22:54ㆍShared Fantasy/Culture
SNS를 구경하다가 처음 접합 VKR ZINE. 신기한 아우라에 주말인 것도 잊고 덥석 주문했는데 채 몇 시간 지나지 않아 주문 확인 문자를 받았다. 그것도 친절하게 '개인 핸드폰 번호'로. 주말임에도 내 주문을 확인해준 것과 개인 정보를 흔쾌히 노출해준 번호 때문인지 친근하게 느껴졌다.
왜인지 소규모 출판물은 은근한 정이 샘솟는다. 어떤 곳은 자필로 메시지를 적어주기도 했고 또 어떤 곳은 오롯이 나만을 위해 색연필로 휘갈긴 그림 한 점을 함께 넣어주기도 했다. 오늘 소개할 VKR ZINE이 '나만을 위해' 어떤 액션을 취해준 건 아니지만, 그 못지않게 왠지 모를 정이 느껴졌다. 함께 담아준 크고 작은 스티커 몇 장 때문에도.
디지털이 세상 모든 것을 지배할 것 같은 요즘, 그 작은 스마트폰 프레임 속에서 볼 수 있는 이미지들은 단순히 저장, 삭제되는 일시적 커뮤니케이션 수단이 돼버렸다. 'Video Killed the Radio star'의 약자 VKR ZINE은 필름 카메라로 찍은 인물 사진 출판물이다.
필름 사진들을 스크린이 아닌 종이에 인쇄해 직접 손으로 넘겨보고 소장할 수 있도록 기록하는 취지에서 시작됐다고 한다. 이 취지만 들으면 괜히 마음이 짠해진다. 원래 필름 카메라는 인화 사진을 찍을 수 있는 기계인데 말이다. 처음 접한 VKR ZINE에 대해 구구절절 이렇게 말을 늘어놓는 걸 보면 마음에 들긴 했나 보다. 마지막으로 인화해 본 게 언제인지 기억도 안 나는 요즘, 필름 카메라 사진인 것도 모자라 감각적인 비주얼까지 담겼으니 당연히 그럴 만도 하다.
"다들 구매해서 보시오" 하는 게 정상이지만, 이를 권하는 것보다 SNS 계정을 알려주는 게 더 현 시대적이겠지. 인스타그램 @VKRZINE 에서 더 자세히 만날 수 있으니 재빠르게 한 번씩 검색해보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