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12. 11. 15:05ㆍShared Fantasy/Culture
지난 9월 <영원한, 젊은 남자: 이정재 특별전>을 기억한다. 한국영상자료원이 준비했던 다양한 프로그램 중에서 이정재 특별전 만큼 이슈가 되었던 기획전이 또 있나 싶을 정도로 배우 이정재에게나 배우 이정재를 사랑하는 대중에게나 무척 뜻 깊은 프로그램이었다.
우리나라 남자 톱 배우를 열거하라고 하면 이정재 옆에 빠지지 않는 인물이 있다. 동갑내기 배우 정우성. 2013년 올 한해 한국영화에는 <감시자들> 정우성 그리고 <관상> 이정재가 있었다. 같은 해에 데뷔해 20년이 지나도 변함없는 두 배우의 거침없는 행보에 사람들은 찬사를 보낸다.
이정재 특별전에 이어 2013년의 마지막인 12월, 한국영상자료원 시네마테크KOFA는 한 해를 마무리하는 선물로 <청춘, 가슴 뛰게 하는 이름: 정우성 특별전>을 개최한다.
1994년 <구미호>로 데뷔한 정우성은 말 그대로 혜성같이 등장한 신예 스타였다. 그는 90년대 청춘의 아이콘이자 20년이 지난 현재까지 그 누구도 그의 자리를 탐하지 못할 정도로 독보적인 자리를 구축해 온 배우이다. 초기작인 <비트>와 <태양은 없다>에서 그는 새로운 세기를 앞둔 불안과 암울한 정서를 청춘의 고독과 방황, 그리고 눈부신 찬란함으로 승화시킴으로써 젊은 관객을 단번에 사로잡았다. 수려한 외모와 그 이면의 멜랑꼴리한 정서를 품고 있는 그의 등장은 이전에도 이후에도 존재하지 않았던 한국영화계의 새로운 배우의 탄생을 알렸다.
하지만 그는 청춘스타라는 아우라에 갇히지 않고 배우로서의 도전을 계속해 왔다. <유령>에 이어 <무사>,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에서는 선 굵은 연기를 선보이며 청춘의 이미지를 뛰어넘었으며, <똥개>에서는 어리숙한 철민을 연기함으로써 자신의 반듯한 이미지를 깨뜨리기를 두려워하지 않았다. 또한, 중국 출신 감독인 유위강(<데이지>), 배우 고원원(<호우시절>)과 함께 작업에 참여하는 등 새로운 시도를 거듭하기도 했다. 특히 올해는 배우 데뷔 최초로 악역을 맡은 <감시자들>로 돌아와 호평을 받았으며, 다시 한 번 팬덤 현상을 불러일으킬 만큼 여전히 한국영화계의 강렬한 존재임을 각인시켰다.
이번 특별전은 정우성의 데뷔작인 <구미호>부터 최근작 <감시자들>까지 한 자리에서 상영함으로써 지금도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는 현역 배우의 행보를 조명할 뜻깊은 기회가 될 것이다. 더불어 이번 특별전에는 연출가로서의 변신을 꿈꾸는 그가 직접 연출한 뮤직비디오 4편(<그대 날 떠난 후로>, <바보>, <슬픈 사랑>, <모르죠>)과 광고 영상 2편(<4랑>, <꿈의 시작>)을 묶음 상영할 예정이며, 큰 스크린에서 그의 연출작을 감상할 다시 오지 않을 기회가 될 것이다.
12월 14일과 15일에는 영화상영 후 정우성이 직접 무대에 서 관객과의 만남도 가질 예정이다. 더불어 이번 특별전이 시작되는 12월 10일부터 한국영상자료원 1층 한국영화박물관 쇼케이스에서 <감시자들>에서 정우성이 직접 착용한 의상과 소품 10점을 전시할 예정이다. 모든 상영과 행사는 무료로 진행되며, 자세한 상영일정은 한국영상자료원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글 : 임예성, 이미지 : 한국영상자료원 홈페이지, 영화 <감시자들> 공식 페이스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