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11. 11. 23:19ㆍShared Fantasy/Culture
한국영상자료원(원장 이병훈)은 오는 11월 1일부터 12월 31일까지 두 달 간, 한국영화데이터베이스 KMDb 내 VOD 사이트에서, 한국 영화 속 외국의 흔적을 들여다 볼 수 있는 무료기획전 '다른 나라가 들어왔다, 한국영화 속 이국(異國)풍경'을 개최한다. 이번 기획전은 일본, 미국, 유럽, 중동 등 해외 로케이션으로 촬영된 영화 뿐 아니라 한국 안에서 이국의 영향 아래 살아가는 사람들을 통해 낯선 이국을 엿볼 수 있는 13편의 영화로 기획되었다. 일제시기 식민지 조선 영화인들의 애환을 담은 <반도의 봄>(이병일, 1941)부터 미국 이민 사회의 피로가 짙게 묻어 나오는 <추락하는 것에는 날개가 있다>(장길수, 1989)와 재일 조선인 문제를 한일 사회에 공론화시킨 <김의 전쟁>(김영빈, 1992)까지, 총 13편의 영화를 통해 이국의 풍경에 비춰진 우리의 자화상을 마주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기획전 상영작들은 11~12월, 두 달 간 무료로 상영이며 이후에는 VOD 사이트를 통해 유료로 감상(편당 500원)할 수 있다.
이번 기획전을 통해 일제시기 식민지 조선 영화인들의 애환을 담은 <반도의 봄>(이병일, 1941)과 재일 조선인 문제를 한일 사회에 공론화시킨 <김의 전쟁>(김영빈, 1992), 그리고 경성 최고의 스캔들 기생 '강명화'와 조선 최초 소프라노 '윤심덕‘의 자유연애와 동반자살을 영화화한 <강명화>(강대진, 1967)와 <사의 찬미>(김호선, 1991)를 만날 수 있다. 또한 한국 사회의 뿌리 깊은 아메리칸 드림은 <지옥화>(신상옥, 1958)와 <비오는 날의 오후 3시>(박종호, 1959)에서 확인할 수 있다. <지옥화>에서 치명적일만큼 매혹적인 양공주로 연기변신을 시도한 최은희와 <비오는 날의 오후 3시>에 출연한 앳된 김지미와 앙드레 김을 만날 수 있는 것은 덤. 그리고 미국 이민 사회의 피로가 짙게 묻어 나오는 <추락하는 것에는 날개가 있다>(장길수, 1989)와 故 최인호 원작의 <깊고 푸른 밤>(배창호, 1985)을 거쳐 <은마는 오지 않는다>(장길수, 1991)에 이르면 아메리칸 드림은 그저 꿈에 불과하다는 자기 고백이 쓸쓸히 전해진다. 이밖에도 프랑스에 대한 낭만의 시작과 끝을 보여주는 <이별>(신상옥, 1973)과 <경마장 가는 길>(장선우, 1991), 해외입양의 부끄러운 그림자를 드러낸 <베를린 리포트>(박광수, 1991)를 통해 지난 날 한국영화 속 유럽의 흔적을 확인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1970년대 중동의 이국적 정취와 산업전사들의 활약을 엿볼 수 있는 <아라비아의 열풍>(김수용, 1976)도 이번 기획전에서 무료로 만나볼 수 있다.
이번 기획전을 통해 근대의 일제강점기, 아메리칸 드림, 유럽의 낭만과 해외 입양, 중동 붐 등 이국적인 풍경을 장르적 배경으로 전달하기보다 삶의 풍경으로 담아낸 영화들을 보면서 낯선 나라에 대한 열망과 회한을 느껴보길 바란다.
아울러 한국영상자료원은 연말을 맞이해 ‘도전! 나도 프로그래머’ KMDb VOD 이벤트를 11월중 개최할 예정이다. “부모님께 영화를 소개해주세요”란 주제로 열리는 이번 이벤트는 부모님께 KMDb VOD의 고전 영화들을 소개하며, 그 시절 부모님께 아련하고 그리운 추억을 선물하는 기회가 될 것이다. KMDb VOD에서 서비스하고 있는 작품들 중 ‘부모님께 소개하고 싶은 영화’ 5편 이상과 그 이유를 A4 1-2매로 써서 이메일로 보내면 된다. 푸짐한 상품과 함께 최고작 2편은 KMDb VOD의 1월과 2월 온라인 기획전 상영 기회도 주어진다.
글 : 한국영상자료원, 사진 : 한국영상자료원
관련링크 : 영화 <은마는 오지 않는다> 리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