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린] 90년대 X세대 그런지(Grunge)

2013. 11. 27. 23:13Shared Fantasy/Fash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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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urt Cobain 




그런지룩은 1980년대 후반부터 93년 정도까지 X세대에게 가장 많이 보였던 스타일이다. 그런지룩은 당시 활발한 성장 가도를 달리던 시애틀에서 노동자들의 패션에서 시작됐으며 '그런지(Grunge)' 명칭은 매거진 'Sassy'에서 처음 명명했다. 그런지룩을 즐겨 입었던 이들은 대게 너바나(Nirvana)의 커트 코베인(Kurt Cobain), 펄 잼(Pearl Jam)과 같은 뮤지션이거나 그들이 부르는 그런지록에 열광하는 젊은 세대였다. 


현실에 대해 냉소적이고 실용적인 가치관이 낳은 문화로 X 이전 세대의 대표적 반문화인 히피와 펑크의 영향을 반반씩 계승한 셈이다. X세대의 부모 세대는 자유와 이상을 추구하는 히피였으며 동시에 물질만능주의로 성공에 목메던 여피이기도 했다. 부모 세대에 대한 환멸이 젊은 세대에게 그런지룩으로 표현되었다. 


그들은 알콜과 약물에 찌들어 지냈으며 안티 패션으로서 히피의 마인드를 계승해 지저분하고 단정치 못하게 입은 것이 그런지 스타일로 정착했다. 그런지룩은 플란넬 소재의 플레이드(체크) 셔츠와 스톤 워싱으로 찢어진 청바지, 후디 스웻 셔츠, 닥터마틴 부츠, 컨버스 척테일러, 반다나 등을 활용한다. 





 

그런지룩은 미국 X세대 젊은이들 사이에서 시작된 하위문화, 스타일이었지만 이내 곧 하이패션으로도 다뤄지며 주류에서 소개된다. 1993년 S/S 컬렉션에서 페리 엘리스(Perry Ellis) 디자이너였던 마크 제이콥스(Marc Jacobs)가 대표적으로 그런지를 다뤘으며 이외에도 안나수이(Anna Sui), 칼 라거펠트(Karl Lagerfeld)에 의해서도 소개되었다. 위 영상은 90년대 활동한 소닉 유스(Sonic Youth)가 1993년 페리 엘리스 디렉팅 하에 그의 컬렉션 백스테이지에서 촬영한 Sugar Kane 뮤직비디오다. (클로에 셰비니의 모습도 보인다.) 전형적인 그런지룩을 볼 수 있었던 페리 엘리스 컬렉션 비디오는 링크에서 확인 가능하다.


마크 제이콥스가 선보인 페리 엘리스 2013 S/S 컬렉션은 현재까지도 그런지룩을 가장 잘 표현했으며 공식적으로 정립한 대표 케이스다. 대부분 하위문화나 스타일은 주류 매체에서 다루지 않는 이상 공식적으로 정립하는 일이 드물기 때문에 페리 엘리스 컬렉션이 여태까지 회자되고 있다. 펑크, 히피 등 스트리트 스타일이 하이패션으로 흡수된 케이스가 어렷 있지만 그런지룩은 고가의 하이패션으로 흡수되기 쉽지 않았고 페리 엘리스 이후 크게 주목받지 못한 케이스다. 



Rag & Bone 2010 F/W


2010년에는 레그앤본과 알렉산더왕이 그런지룩을 재해석해 이슈가 되기도 했다. 그런지록과 스타일이 한창이었던 1993년으로부터 20년이 흐른 2013년 지금까지 그런지룩은 하이패션뿐만 아니라 스트릿 스타일에서도 간간히 선보여지고 있는 룩이다. 자연스러운 레이어링과 편안한 스타일로 굳이 '그런지'를 지향하지 않더라도 일상생활에서 편히 따라 할 수 있는 스타일이기 때문이다. 최근 레이어링 또는 덥수룩한 스타일로 그런지룩을 연상케 하는 쇼들을 더러 볼 수 있었다. 지난 2013 S/S 시즌 아크네(ACNE)는 그런지의 지저분하고 더러운 이미지와는 상반되게 로맨틱 레이어드 그런지로 표현했다. 케일린(KAELEN)의 2013 FALL은 모노톤으로 정제되어 레이어드 그런지와 록무드도 풍긴다.



ACNE 2013 SPRING RTW


DRIES VAN NOTEN 2013 SPRING RTW 


KAELEN 2013 FALL PRESENTATION


YOHJI YAMAMOTO 2013 F/W



글 : 임예성, 이미지 : 구를링, SYTL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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