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5. 30. 21:15ㆍShared Fantasy/Fashion
젠틀몬스터는 영감을 공유하는 아티스트와 함께 정기적으로 컬쳐 협업을 선보이고 있다. "안경"이라는 소재를 모티브로 하되, 특정 분야에 한정 짓지 않고 자유롭고 진보적인 실험을 추구한다. 이름보다는 실력을, 보여지기 보다는 공유하는 것을 먼저 생각하는 사람들과의 교감을 통해 작지만 다양한 영감이 공존하는 젠틀몬스터가 되고자 한다.
젠틀몬스터는 지금까지 타투이스트 노보, 남성복 브랜드 디아프바인, 여성복 브랜드 로우클래식, 가방브랜드 블랭코브, 지호, 푸시버튼, V+eL 등 다양한 영역의 아티스트 또는 브랜드와 함께 프로덕트 협업을 진행했다. 각자의 색깔을 가진 두 그룹의 만남, 그리고 이를 다시 하나의 결과물로 선보이기 위한 연속적인 작업은 항상 즐겁고 새롭고 독창적인 무언가를 만들어낸다. 소비자는 항상 기대하고 변화를 갈망한다. 트렌드를 잃지 않고 선도하기 위해, 젠틀몬스터만의 색깔에 고립되는 것이 아니라 주관과 여유가 있는 브랜드가 되기 위해 항상 새로운 만남을 기대한다.
젠틀몬스터의 VISIT은 자기 손으로 직접 안경을 만들어보는 체험의 장이다. 안경 디자이너가 아니더라도 평소 안경에 관심있는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참가자는 자신만의 디자인을 소개하고 손수 안경을 제작해보며 안경이 어떻게 디자인되고 만들어지는 지를 경험할 수 있다. 서로의 아이디어와 지식을 공유하며 VIST을 통해 신선함을 상기하고 안경만들기의 본질을 잃지 않기위해 노력한다.
작은 영감을 만들고 이를 바탕으로 더 큰 영감을 만드는 세상을 꿈꾸는 젠틀몬스터는 컬쳐 프로젝트로 'GAM'을 기획했다. 영감을 생산하고 공유할 젠틀몬스터 내외 아티스트가 함께 혹은 개별적으로 진행한다. 안경에 구애받지 않고 모든 문화와 오브젝트를 수용하며, 다양한 형태의 협업을 선보인다. 안경이라는 오브젝트의 한계를 넘어 안경을 좋아하고 관심있는 사람들에게 재미와 영감을 전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때로는 판매 불가능한 제품이여도, 현실에 구애받지 않고 다양한 실험을 접목시킬 수 있는 프로젝트다.
나는 초등학교 입학하자마자 학교 칠판이 보이지 않아 엄마와 태어나서 처음 안경점을 찾았다. 24살인 지금까지, 심지어 지금도 안경 쓴 채로 컴퓨터 앞에 앉아있다. 어려서는 마냥 안경이 싫었다. 불편하기도 하고, 어려서부터 쓴 탓에 '콧대마저 완전한 성장을 하지 못했구나' 같은 근거없는 상상도 했었다. 내게는 결코 안경이 패션이 될 수 없었다. 나빠도 정도껏이어야 하는데, 나는 워낙 도수가 높은 탓에 압축 없이는 안경을 절대 세련되게(?) 쓸 수 없다. 한탄 아닌 한탄이다.
대학 시절 내내 렌즈를 착용했다. 밤새 친구들과 술을 마셔도 건조하고 불편한 눈 버텨가며 렌즈를 고집했다. 심지어 대학 친구들 앞에서는 안경 쓴 모습을 한번도 비춘 적 없을 정도. 하지만, 몸을 학대하는 고집은 오래가지 못했다. 사회생활을 하면서, 특히 컴퓨터 업무를 보면서는 절대 렌즈로 버틸 수 없었다. 결국 렌즈를 빼라는 신의 계시인 마냥 작년 여름 쯤에는 각막궤양을 앓았다. 눈을 뜰 수 없을 정도로 뻑뻑해 쉼없이 눈물이 흘렀고, 남들이 피곤할 때 빨개지는 충혈 정도를 뛰어넘어 각막 모든 핏줄이 터진 것 같은 흉측한 상태까지 경험했다. 나는 결국 선택의 여지없이 안경을 착용하고 근무했다.
이후 나는 안경에 새로운 인식을 갖게 되었다. 어쩔 수 없이 착용해야 하는 거라면 차라리 예쁜걸로 하겠다는 굴복의 태도 말이다. 이 쯤 내 눈에 띈 젠틀몬스터는 환상과 현실 그 자체다. 오예.
개인적으로 꼭 갖고 싶은 안경. 현재 나는 안경 두개를 번갈아 착용하고 있다. 조만간 위 안경이 나의 세번째 안경이 될 것 같다. 너를 꼭 갖고 말겠어.
글 : 임예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