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2. 12. 14:40ㆍShared Fantasy/Fashion
마구를 만드는 사람이라는 뜻의 새들러(SADDLER). 박성민 디자이너는 처음 가방을 만들 때 직접 바늘 두개를 갖고 앞 뒤로 교차하는 방법의 Saddle Stitch 부터 시작했기 때문에 새들러(SADDLER)라는 이름을 붙였다고 설명한다. 새들러는 누가 들어도 자신감이 생기는 가방을 만들고 싶다는 디자이너 박성민이 이끄는 수작업 가방 브랜드다. 기계가 하지 못하는 부분까지 직접 손으로 만들고 있다는 새들러 가방은 박성민 디자이너가 직접 손수 작업해 만들어진다. 제품의 퀄리티를 무엇보다 중요시하며, 직접 디자인하고 손수 만드는 만큼 고객과의 교감이 어떤 브랜드보다 뛰어나다고 강조한다. 때문에 가죽 선택부터 사이즈까지 고객 니즈에 맞게 맞춤 제작으로 진행하고 있다.
최근 로컬 디자이너들이 몰리고 있는 한남동 한적한 골목, 새들러의 쇼룸에서 2월 1일부터 3일까지 새들러의 첫번째 프레젠테이션 <HUMAN LINE>이 진행되었다. 오픈 당일, 마감 8시가 다 되어 들렀는데 박성민 디자이너가 손님 한명 한명을 맞고 있었다. 추적추적 비가 내리는 궂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새들러의 쇼룸은 북적거렸다.
맞춤 가방 뿐만 아니라 가죽이라는 큰 틀 안에서 다양한 콜라보레이션 작업도 진행하고, 국내에서는 아직까지 쉽게 접할 수 없는 이그조틱 레더를 사용해 완벽한 가방을 합리적인 가격에 제공하고 싶다는 박성민 디자이너는 아르바이트 도중 손님의 가방을 보고 한 눈에 반해 직접 만들어보겠다는 각오로 이 모든 것을 시작하게 되었다. 처음에는 국내 가죽 공방에서 3개월 과정만을 이수한 채 패턴부터 재단, 디자인, 재봉 등 모든 기술을 독학으로 습득했다.
꽤 오래전부터 박성민 디자이너와 페이스북 친구였는데, 참 공교롭게도 우리는 서로의 직업에 대해 무지했다고 이 날 대화를 통해 알 수 있었다. 프레젠테이션 훨씬 전, 잡지 Dazed&Confused 에서 우연히 읽은 새들러의 인터뷰로 이 분이 나의 페이스북 친구였다는 걸 알게 되었다. 박성민 디자이너가 직접 페이스북 메세지로 프레젠테이션에 초대해주셨고 이 전 취재들로 마감 시간 가까이 늦게 도착했는데도 밝게 맞아주셨다. 직접 보고, 만져 본 새들러의 가방은 컴퓨터 모니터로만 보던 그 이상의 자태를 뽐내고 있었다. 쇼룸 전체에 걸려있는 다양한 가죽들이 새들러 가죽의 가치를 한 층 더 고고하게 만들었다.
새들러의 가방에서는 바닥 하단 부분이 움푹 패여있는 독특한 디자인 공통점을 찾아볼 수 있다. 디자이너 박성민은 맨 처음 가방 의뢰를 받은 디자인 회사 대표에게 맞는 심플하고, 임팩트 있는 디자인을 고심하던 중 '가방은 왜 사각형 이어야 하는가', '사람을 위한 가방은 어떤 것일까'에 대한 답으로 그립감을 살리는 이 디자인을 선보였다. 이후 새들러의 시그니처 디자인이 되었고, 새들러의 모든 가방에서 하단 곡선 디자인을 만나볼 수 있다.
최근 프로젝트 런웨이 코리아 4의 강성도 가방으로 주목을 받은 새들러는 런칭 얼마 되지 않아 쥬얼리 브랜드 <먼데이에디션>과 콜레보레이션 제품을 선보이는 등 디자인과 가치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박성민 디자이너의 감각과 정성이 담긴 새들러의 가방을 주목해보자.
글 : 임예성, 사진 : 임예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