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린] 국립민속박물관 <추억의 거리> 전시



여유 있는 주말이면 늘 종로 어딘가를 거닌다. 인사동도 좋고, 동묘도 좋고, 삼청동도 좋고. 종로는 역사적으로도 의미 깊은 곳이지만, 서양 문물이 들어온 근대 개화기 때는 특히 더 번성했던 곳이다. 요즘 근대 문화에 관심을 두고 있어 특히 종로가 익숙하게 느껴진다. 종로는 오래전부터 문화 번창의 중심지였던 것처럼 볼거리와 즐길 거리 그리고 옛것들을 접할 수 있는 매력적인 지역이다. 국내 예술 문화 작품을 접할 수 있을뿐더러 한국 전통적인 미를 계승하는 데에 있어 특화된 인사동, 한옥이 그대로 남아서 보존되고 있는 북촌, 그리고 그 옆으로 아기자기 공방들이 줄지어 있는 여유 있는 삼청동 길까지. 종로, 특히 경복궁을 중심으로 하는 주변 지역의 매력은 우리나라의 전통과 현대적인 것들이 공존한다. 


서울에 사는 사람이라면 아니, 한국 사람이라면 경복궁 한번 꼭 들려보길 권한다. 입장료를 내고 근정전과 경회루를 거닐지 않아도 경복궁 주변의 인사동, 삼청동쯤은 한 번씩 들려 봤을 거라 생각된다. 단지 커피를 마시고 갤러리에서 예술 문화 작품을 구경할 심산으로 들렸어도 좋다. 종로의 매력을 느낄 수 있는 경험이라면 무엇이든 충분하다. 그리고 그런 관심과 의지라면 충분하다. 



한민족의 전통 생활문화를 느끼고 체험할 수 있는 국립민속박물관이 경복궁 안에 있다는 걸 아는가? 필자 몇 주 전 주말 재미있고 의미 있는 볼거리를 찾아 국립민속박물관으로 향했다. 국립민속박물관의 상설 전시 중 한 가지에 이끌려 향한 것이 정확하다. 국립민속박물관 상설 야외전시로 1960~70년대 당시 엄마 아빠의 그 시절 가슴을 적시는 <추억의 거리>가 실물 그대로 재현되어 있다. 90년생인 필자에게는 사뭇 어색한 것들이지만 동경하는 시대의 취향인 것들이라 무척 반갑게 느껴졌다. 전시 거리에 공감하실 부모님과 동행한다면 함께 느끼며 새로운 추억을 만들 수 있어 좋을 것 같다. 국립민속박물관 야외전시 <추억의 거리>를 소개한다. 


<추억의 거리>는 국립민속박물관 동편에 개항기 시대의 전차, 한약방, 포목전을 새롭게 재정비하고, 그 옆에 1960~70년대 여러 상점 건물을 설치하여 당시 일상의 생활문화를 쉽게 이해할 수 있는 흥미로운 공간으로 마련되어 있다. <추억의 거리>에는 다방, 식당, 만화방, 레코드점, 이발소, 양장점, 사진관 등 다양한 근현대 거리 모습이 재현된다. 


전시정보

장소 : 국립민속박물관 (서울시 종로구 삼청로 37)

일정 : 상설전시








한겨울이면 연탄난로를 놓고 그 철삿줄에는 수건이 걸리고, 연통에는 비누 거품을 뭉갠 흔적, 그리고 한쪽 벽에는 열댓 마리 새끼 돼지에게 젖을 먹이는 그림이나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로 시작하는 푸시킨의 시가 걸려있는 이발소는 그때 그 시절 남자들이 치장을 위해 들르는 유일한 곳으로 장발 등 당시 남자들의 치장도 여자들 못지않게 유행을 탔음을 알 수 있는 공간이다. 추억의 거리 이발소의 간판명은 화개이발소이다. 실제로 화개이발소는 종로구 소격동에 2007년 8월 말까지 약 50년 이상 존재했던 곳으로 국립민속박물관은 2007년 이곳의 자료를 수집하였고, 이발소 의자, 이발 도구, 이발소 그림 등 이발소 물품들을 전시한다. 








다방은 커피 판매에만 국한되지 않는 공간이었다. 다방의 간판명은 약속다방이며, 이는 그 당시 가장 많이 썼던 다방 이름 중의 하나였다. 그때의 다방은 차를 마시고 쉬는 장소로서의 역할을 넘어서 다양한 문화적 중추 활동을 하기도 하였는데 특히 음악다방이라는 공간은 많은 젊은이가 모여들어 문화를 공감하고 유행을 만들어냈던 시대 흐름의 한 축이었다. LP 음악을 들었던 세대에게 있어 음악은 과거로 돌아갈 수 있게 하는 '타임머신'과도 같다. 다방이 우리나라에 정착하기 시작한 근대기에는 우리나라 최고 문학가 이상이 직접 다방을 운영하기도 했다.








좁다란 가게와 불편한 나무 의자, 연탄난로, 흑백TV 등은 학교 마치고 집에 오자마자 달려갔던 시절의 추억이 묻어나는 만화방 풍경이다. 단행본도 재미있지만, 연작은 만화방을 가지 않고는 배겨나지 못하게 했다. 후속편이 나왔다는 소문이 돌기가 무섭게 만화방 문을 밀치고 들어가 진열대에서 꺼내 볼 때 그 호기심이 충족된 짜릿함은 지금도 묽어지지 않았다. 만화책장을 넘기면서 한 입씩 먹던 라면땅과 쥐포 맛 또한 만화방의 또 다른 묘미다. 








드라마에서나 봤을 법한 오래된 국밥집 풍경. 지금의 것들과 무엇이 다른가 싶어도 진로 소주의 파란 병은 사뭇 낯설게 느껴진다. 장독대, 키, 고무신, 기름 난로, 막걸리 주전자까지, 나무 발로 드리워진 주방은 시대를 담은 모습 그대로다. 최근에는 오래된 옛날 식당 정취를 차용한 술집들을 흔히 만날 수 있지만 고무신, 나무 소쿠리를 어찌 따라할 수 있겠는가. 







: 임예성 (국립민속박물관 상설전시 '추억의 거리' 소개 글 참고) / 이미지 : 임예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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