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 단풍잎



스물두 살 설이던가?
바꾼 새 지폐와 편지를 예쁜 봉투에 담아 할머니께 처음 용돈을 드렸었나 보다.
지난달 할머니 삼우제 때 큰아빠가 내게 봉투 하나를 건네줬는데 받는 순간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
할머니가 내게 남기신 건 그때 그 예쁜 봉투, 그 지폐, 그 편지 그대로였다.
뭐가 아까우셨을까 내가 울자,
큰아빠는 30년 전 자신의 첫 월급봉투 그대로 돌려받았다며 나보다 더 크게 우셨다.
아빠와 엄마가 할머니께 선물했던 쌍가락지까지 내게 그대로 남겨 주셨다.
할머니는 살아 생전에도 내게 매번 “너희 엄마가 시집 올 때 가져왔던 이불 너 시집 갈 때 가져가라” 하셨었다.
할머니 안 계신 첫 명절, 다들 낯설어 했다.
할머니 자리서 가계부 열었다가 발견한 단풍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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