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사운드의 프랑스 비트메이커, 온라(Onra)

2014. 4. 2. 02:04Shared Fantasy/Cultu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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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해 전, 동양의 옛날과 지금을 동시에 보는 것 같았던 예란지 디자이너 더센토르(The Centaur) 컬렉션을 또렷이 기억한다. 개인적으로 선호하는 브랜드이기도 하지만 런웨이에 모델이 발을 내딛기도 전에 쇼장을 울리던 비트와 리듬. 알 수 없는 가사의 중국어 피처가 더해지자 쇼장은 오리엔탈 무드의 극으로 치닫는 것 같았다. 동양적인 무드로 익히 소문난 센토르 컬렉션은 쇼 시작 전부터 음악 한 곡에 시즌 컨셉 모두를 담고 있었다. 위 영상을 보면 음악과 쇼 피스들이 얼마나 완벽한 조화를 이루는지 확인할 수 있다. 





이후 센토르 쇼 첫 번째 트랙으로 기억하게 된 온라(Onra)의 'The Anthem'. 온라? 처음에는 음악 느낌과 피처로 중국 뮤지션이겠거니 생각했던 건 다시 생각해도 1차원적인 발상이다. 중국 뮤지션들은 경극 느낌의 음악만 할거라는 무언의 전제가 깔려있던 것 같다. 얼마 전, 이태원 케이크샵에도 다녀갔던 온라를 놓친 것이 어찌나 아까운지 계속 되뇌며 '케이크샵을 제대로 팔로우 하겠다'라고 다짐했다. 온라 같은 뮤지션을 초대하다니 뚱딴지같이 케이크샵을 칭찬해본다. 온라에 대해 자세히 소개한다. 





사진 속 엄청난 비주얼의 주인공이 온라, 본명 Arnaud Bernard다. 베트남계 아버지, 아프리카에서 20년 남짓 거주한 프랑스인 어머니를 둔 온라는 독일에서 태어났지만 3살부터 프랑스에서 살게 되었다. 다양한 문화와 접하기에 좋은 환경에서 자란 온라에게 'The Anthem' 곡에 쓰인 중국 사운드는 매력적일 수 밖에 없었겠다.


2006년 베트남에서 구입한 6, 70년대 동양권 앨범들에 영감 받아 32곡의 앨범 'Chinoiseries'를 선보였다. 'The Anthem' 곡 역시 이 앨범에 포함된 곡이다. 아시아의 피가 흐르지만 어려서부터 유럽 문화만 수용해 온 온라에게 베트남, 중국 오래된 앨범들은 신선하며 또 충격적이었다. 당시 받은 영감으로 32개의 곡을 나름 뚝딱 뽑았을 정도라고 하니 그 감명의 깊이를 간접적으로나마 가늠해본다. 


물론 온라에게도 이 앨범은 현재까지 베스트로 여겨진다. 온라라는 타이틀을 세계적으로 알릴 기회의 발판이 된 셈이다. 당시 이 앨범은 프랑스뿐만 아니라 유럽 전역에서 신선한 사운드로 주목받았다. 이에 2011년 중국, 태국, 베트남 음반들을 소스로 'Chinoiseries Pt.2'를 선보이기도 했다. 





지난 3월 27일자로 GQ NOW에 소개된 유지성 기자님의 온라 인터뷰를 발견했다. 케이크샵에 방문했을 때 인터뷰한 듯하다. 현재 방콕에서 거주하고 있으며 여자친구와 서울을 들렸다는 온라의 자세한 이야기는 링크에서 확인할 수 있다. 위에 첨부한 곡들이 신선하고 매력적으로 느껴진다면 길지 않은 온라 인터뷰 읽어볼 만하다. 간단히 이전 앨범에 대한 언급과 힙합을 자신의 뿌리라고 여기는 온라의 취향을 이해할 수 있다. 여담이지만, 최근 온라는 위 사진과 같지 않다. 





글 : 임예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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