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니 페이스, Funny Face, 1957

2014. 6. 20. 01:21Shared Fantasy/Cultu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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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드리햅번 영화는 내게 늘 꿈과 같은 로망 또는 환상이다. '티파니에서 아침을', '샤레이드', '로마의 휴일',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등 왠만한 작품은 모두 섭렵했기에 그녀의 매력에 내성이 생길 법도 하지만 그것은 거부할 수 없는 마법과 같이 볼 때마다 두근거리곤 한다. 패션, 영화, 사생활 모든 면에서 그녀는 무척 빛나는 셀러브리티다. 여성이라면 누구에게나 지성, 의지, 감성(진선미) 삼박자를 꿈꾼다. 여자를 더욱 빛내는 진선미, 삼박자를 고루 갖춘 오드리햅번이야말로 모든 여성들이 꿈꾸는 롤모델일 것이다.


63세 작고 직전까지도 아프리카의 난민을 도왔던 그녀는 자신의 육체적 고통이 봉사단 전체에 누를 끼칠까 진통제로 버티다 결국 큰 수술에 이르며 3개월이란 시한부 생활로 생을 마감했다. 꽃과 같던 그녀는 수려한 외모뿐만 아니라 향기로운 내면까지 갖춘 셈이었다. 


오늘도 나는 영화를 통해 그녀의 감각적인 패션 그리고 연기력에 한번 더 감탄을 내지른다. 그녀의 영화들이 빛을 발하는 데에 패션은 큰 역할을 한다. '티파니에서 아침을'을 통해 지방시와 연을 맺은 그녀는 이후 모든 영화에서 지방시의 옷으로 치장했다. 역대 배우와 패션의 조화 중 가장 이상적인 사례가 아닐까 싶다. '로마의 휴일'에서부터 '티파니에서 아침을'까지 오드리햅번의 스타일을 구경하는 것도 쏠쏠한 재밋거리다. 


하지만, 이전의 그 어떤 스타일도 이 영화 '퍼니 페이스(Funny Face, 1957)' 보다는 덜 할 것이다. '퍼니 페이스'는 '퀄리티(Quality)' 라는 패션 매거진에서 새로운 뮤즈로 책방 소녀를 영입하면서 벌어지는 소동을 그렸다. 지성을 중요시하던 책방 소녀 오드리햅번은 패션 매거진 포토그래퍼에 의해 다듬어진 진주로 빛을 발한다. 동시에 포토그래퍼와 사랑에 빠지는 스토리다.





여성들의 감성을 자극할만한 화려한 색감과 비현실적인 비주얼은 영화 '퍼니 페이스'의 약간은 부족한 스토리와 구성을 덮어주는 히든카드 역할을 한다. 나 역시 여자이기에 '퍼니 페이스'의 스틸컷만 보고 반해 바로 블루레이를 찾게 되었다. 영화는 인트로부터 여자들의 로망 그 자체다. 화려하다 못해 설레이는 인트로는 이 영화가 얼마나 세련되고 감각적인지 압축해 설명한다. 트레인스포팅, 007 등 영화 인트로의 중요성은 이미 여러 영화를 통해 설명되고 있다. 아마 '퍼니 페이스'의 동시대에 이런 감각적인 모션 그래픽 인트로가 있었다니 그야말로 놀라울 따름이다.





영화 속 패션 매거진 '퀄리티' 편집장은 여자들의 로망인 '핑크' 컬러를 콕 짚어 대중화 시키고자 하는 씬이 있다. 물론 '핑크' 관계된 씬이 영화에서 그 어떤 역할도, 스토리도 되지 않는다. 하지만 매거진 편집장의 파워를 시사하는 듯한 핑크 비주얼이 영화 초반에 배치된 것은 감각적인 인트로에 이어 기꺼이 여성 관객에게 황홀한 공황상태를 선사한다. 영화 뒷부분에서 오드리햅번이 입고 나오는 핑크 드레스 역시 환상적이기 그지없다. 




여담으로 고전 영화는 블루레이나 최소 DVD급 화질로 보는게 가장 현명한 것 같다. '퍼니 페이스'를 블루레이로 플레이 한건 역시 탁월한 선택이었다. 이렇게 화려한 색감과 비주얼을 떨어지는 해상도로 접했다면 그 감흥이 채 100% 느끼지 못했을 것이다. 오드리햅번 패션 영화의 결정판, '퍼니 페이스'는 DVD 혹은 블루레이로 접해보길 간절히 권한다. 




글 : 임예성, 이미지 : 퍼니 페이스 DVD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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