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린] 라이프 사진전



'세상이 좋아져도 이렇게 좋아질 수도 있구나'를 경험하는 요즘, 여유 생길 때면 어김없이 포토 블로그, 텀블러를 접속한다. 텀블러는 사진 아카이브 블로그로서 여태 쉽게 만나볼 수 없던 이미지나 지구 반대편 패션 피플의 1분 전, 30초 전 데일리룩 사진도 접할 수 있다. 특히 뿌옇게 변질하기까지 한 옛날 흑백사진을 발견할 때면 진흙 속에 진주라도 캔 마냥 반갑고 신기할 따름이다. 옛날 사진을 통해 당시의 시대상, 패션, 분위기를 읽는 건 교과서를 펼쳐 딸딸딸 외우는 역사 공부 못지 않게 유익한 공부가 된다. 


꾸준히 소개하고 있는 [편린] 시리즈 역시 텀블러와 구글에서 찾아낸 주옥같은 사진들이었다. 특히 그중에서 인상 깊은 사진들이 더러 있다. 고화질, 잘 짜진 구도, 담고 있는 명확한 메세지까지. 이런 인상적인 사진들엔 항상 'LIFE'의 로고가 박혀있었다. 라이프 매거진의 존재 여부는 알고 있었으나 그 가치는 꿰고 있지 못했다. 아래 소개할 전시 소식을 통해 라이프 매거진의 가치, 사진 역사에서 라이프 매거진의 의미를 이해하게 되었고 이전에 보았던 'LIFE' 로고가 박힌 사진들이 얼마나 중요한 역사적 산물이었는지 한 번 더 생각해보게 되었다. 


얼마 전에는 제주 프시케 월드에서 진행되고 있는 내셔널 지오그래픽 125주년 사진전을 다녀왔다. 창간 125년 동안 성경 다음으로 가장 많이 읽힌 출판물, 내셔널 지오그래픽의 위엄 역시 대단했다. 지구 사진의 걸작 125점을 만날 수 있었던 내셔널 지오그래픽 전시에서 단 한 장의 사진으로 사람을 울리고 웃길 수 있으며 이것이 곧 역사임에 무척 감명 깊었다. 


내셔널 지오그래픽 매거진 못지 않은 라이프 매거진의 사진전이라면 사진을 단순히 종이 한장으로 보는 이보다 그 한 장의 가치를 깊이 이해할 수 있는 이의 관람이 더 어울린다. 80년에 가까운 역사를 지녔고 현존하는 최고의 사진 시사 매거진, 라이프가 서울에서 전시를 가진다. 아래 전시 정보는 디자인 매거진 'CA Korea' 온라인 사이트 소개 글을 인용했다. 


 : 임예성 / 이미지 : CA





1936년 '타임'과 '포춘'을 발행한 헨리루스의 손에서 역사상 가장 성공적인 '라이프'가 탄생했다. 창간 3년 만에 200만부라는 경이적인 판매를 이룩하고 알프레드 에이젠스타트, 유진 스미스, 로버트 카파, 유섭 카쉬와 같은 당대 최고의 사진가들이 라이프의 커버를 장식했다. 당시 저널리즘의 보조적인 역할에 머물던 사진은 '라이프'의 등장과 함께 진정한 의미에서의 포토저널리즘을 완성하게 되었을 뿐만 아니라 대중적인 성공도 같이 거머쥐며 사진이 탄생된 이래로 가장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게 되었다. '라이프'가 보여주었던 높은 사진미학의 완성도와 다양한 스펙트럼은 그들만의 정체성이 되었다. 그들의 전성기에 '라이프'는 곧 사진이었고 그 사진이 역사가 되었다.

매주 13,500,00부(1940년대 라이프지 평균 주간 판매량)가 팔렸으며, 총 2,300개의 이슈를 발행했고, 190명에 이르는 당대 최고의 사진작가가 활동했다. 그토록 집요하고 끈질기게 기록한 세상은 무려 9,000,000장이라는 오리저널 필름 원판으로 아직도 '라이프'의 심장에 보관되어 있다. 당대에 이미 그 어떤 미디어보다 혁신적이고 위대했던 '라이프'는 그들이 다루었던 중요한 사건과 인물들이 지금 우리시대에 어떤 위치에서 자리잡고 있는지 돌이켜 보면 그들의 렌즈가 얼마나 놀라운 통찰력과 열정으로 세상을 마주했는지 확인할 수 있다. 그러나 '라이프'  진정한 위대함은 이 모든 역사와 기억의 출발점인 ‘인간’에게 맞추어진 렌즈의 초점이 흔들리지 않았다는 것에 있다.


비록 헌신적인 종군사진작가들의 전쟁 사진을 통해 명성을 얻었으나, '라이프'는 전쟁이 가진 참혹함만을 보여주진 않았다. 잔혹한 전쟁터에서 작은 생명을 구해내는 군인들을 보여주었고, 어제 총부리를 겨누었던 적군을 치료하는 야전병원과 흑백의 차별이 극도로 대치하던 1960년대에 베트남에서 보여진 흑백의 동료애를 보여줌으로써 인간의 깊숙한 저편에 숨겨져 있는 인간다움의 가치를 옹호했다. 바로 인간의 가치에 대한 희망이야 말로 과거를 통해 미래를 꿈꾸고 현재를 사는 우리에게 시대의 선구자였던 '라이프'의 기록이 줄 수 있는 값진 선물이 될 것이다.


전시정보

전시기간:  2013년 9월6일 ~ 11월 25일 (11:00~20:30) / 81일간

전시장소:  세종문화회관 전시관 1층

전시작품:  LIFE Picture Collection 사진저작물, LIFE 작가 사진저작물 약 140여점

전시요금:  일반/대학생: 12,000원 (단체 20인 이상 10,000원 / 만 19세 이상)

     중/고생: 10,000원 (단체 20인 이상 8,000원 / 만 13세~18세)

     초/유아: 8,000원 (단체 20인 이상 6,000원 / 만 4세~12세)

특별할인: 6,000원 (만 65세 이상 / 국가유공자 / 장애우)

무료입장: 만 4세 미만


티켓팅 링크


스티브맥퀸 (c) The Picture Collection Inc.



#1 People / 인간 vs 인간

 

한 인간의 인생을 주의 깊게 바라본다는 것은 의미 있는 일이다. 어느 시대를 막론하건 역사적인 명성에 가려진 고단한 개인의 삶과 부유함에 가려진 메마른 영혼들이 있었다. 초창기부터 '라이프' 그 제호처럼 지극히 개인적인 인간의 삶과 공적인 인간의 삶 그 양쪽 모두에 충실한 기록을 남겼다. 이번 전시에서는 자신보다 더 속속들이 파헤쳤던 경쟁자와 협력자, 그리고 동반자들을 같이 보여줌으로써 한 인간의 입체적인 모습을 관람자 스스로 구성하도록 연출되었다. 화가로서 남은 여생을 살았던 윈스턴 처칠과 화가가 되길 그토록 갈망했으나 비극적인 결말을 맞이한 아돌프 히틀러, 피카소의 조형미를 질투했던 마티스, 마티스의 색채감각에 열등감을 느끼던 피카소를 만나볼 수 있다.



얄타회담 (c) The Picture Collection Inc.



#2 Moments / 역사에 기억될 순간

 

매캐한 화약냄새와 폭음이 진동하는 전쟁터에서 한 아이의 생명을 구하는 군인들을 보라. 마비된 이성이 쉽사리 광기로 변해버리는 전쟁터 속에서도 본능 속에 남아있는 생명에 대한 존중은 더할 수 없는 인간애를 보여준다. '라이프'는 수 많은 역사적인 사건을 기록하고 보도했다. 제 2차 세계대전, 한국전쟁, 베트남 전쟁, 우주개발의 시대, 냉전의 순간에서부터 소소한 일상에 이르기까지… '라이프'가 담아낸 내용은 바로 인간이 사는 세상에서 흘러 넘치는 수많은 이야기들이었다. 이 전시영역은 우리에게 참혹한 전쟁터 속에서 어떻게 인간들이 살아남고 인간성을 지키기 위해 노력했는지 또 한 거대한 사회적 냉대를 가슴에 안고 맞서서 진정한 챔피언이 되었는지 그 역사의 순간을 낱낱이 볼 수 있을 것이다.



W Eugene Smith MOMA Family of Man Paradise Garden photograph (c) The Picture Collection Inc.



#3 It’s Life / 이것이 우리의 삶

 

삶에 대한 기록, 이것이야 말로 '라이프'의 본 바탕이다. 이름에 걸맞게 '라이프' 시대의 영웅이나 역사적인 사건만을 쫓지 않았다. 범부들의 지극히 소소한 일상을 특유의 따뜻하고 유쾌한 눈으로 기록하고 남겨두었다. 생명이 태어나는 순간에서부터 무덤에서 한 인간의 삶이 막을 내릴 때까지 사진이라는 혁신적인 매체를 통해 깊은 울림으로 선사할 것이다. 특히 1950년대에 가장 위대한 사진전시였던 ‘인간가족전’의 가장 첫 번째 사진(양츠강 사진)과 마지막 사진(유진스미스의 낙원으로 가는 길)으로 장식된다.



_KISS (c) The Picture Collection Inc.


Legendary kiss V-J day in Times Square Alfred Eisenstaedt (c) The Picture Collection Inc.



#4 Kiss the Life / 우리에게 주어진 짧은 입맞춤의 시간

 

사랑과 친밀함 깊게 담긴 입맞춤은 '라이프'가 항상 공을 들이는 사진들 중 하나이다. 앙증맞은 아이들의 입맞춤에서 전장으로 떠나는 연인을 보내는 간절한 마음이 담긴 키스, 신에게 바쳐진 가슴 벅찬 의식을 담은  '라이프'의 사진들은 관람객들에게 세대를 뛰어넘는 충만한 인간애의 표현으로 비추어 질 것이다.



박스 글 : CA Korea 사이트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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