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영상자료원 KOFA, 꽃보다 할배 기획전

2013. 9. 8. 16:08Shared Fantasy/Cultu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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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이거니와 영화를 좋아하는 나의 취미, 취향을 감안해 진로 고민에서 갈등이 없었다. 영화계 취업이 당연한 줄 알았다. 하지만 사람 일은 한 치 앞도 예상할 수 없지 않은가? 지금 나는 의아하게도 영화 뿐만 아니라 패션, 아트, 컬쳐 등 모든 장르를 아우르며 여러 사람에게 소개하는 에디터가 되었다. 영상 만을 공부하던 때와 달라진 점이라면 단편적으로 영화 자체만 분석하던 내가 이제는 영화 속 패션, 문화, 시대적 배경 등을 공부하는 사람이 된 것이다. 뭐 어찌 되었든 영화를 향한 나의 관심과 열정은 변함이 없고 오히려 시각을 넓히면서 더 다양한 장르, 시대의 영화를 섭렵하게 되었으니 그 또한 영화를 대하는 나의 자세에 큰 발전이라고 생각한다. 영화에 대한 시시콜콜한 이야기들이 많은데 그 중 특히 숨겨왔던 한 가지를 소개하고자 한다.


영화는 일상에 지친 우리에게 잠시 쉬어갈 수 있는 꿀 같은 피로회복제가 된다. 가끔 아무 것도 하기 싫을 때 연속으로 영화 세편씩 보며 '현실 도피'를 자처하기도 한다. 러닝타임 두시간 동안은 영화에 빠져 현실의 그것들을 깡그리 모두 잊게되니 이처럼 깔끔하고 짧으며 유용한 쾌락재가 또 어디 있냐는 말이다. '영화적 현실 도피'를 할 때  남 몰래 자주 들르는 곳이 있다. 몇 해가 지나도록 누구에게도 언급해 본 적 없는 나만의 비밀 상자 같은 존재였다. 영화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황금이 넘치는 '노다지' 혹은 '영화 천국' 한국영상자료원을 소개한다.





한국영상자료원은 영화를 보존복원하고 이것을 학계와 일반에 활용되도록 서비스하는 가장 이상적인 시스템이다.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기존의 아날로그 필름을 복원하는 데에 힘쓰며 영화계의 아카이브 역할을 희망한다. 영화 및 비디오물과 그 관계 문헌, 음향자료 등 영상자료의 수집, 보존, 전시가 이뤄지며 관련 간행물 발간과 교육이 이뤄지는 아카데미까지. 


1974년 재단법인으로 시작해 현재까지 우리나라 영화의 보존과 기록이 이뤄지는 곳이다. 한국 영화 역사의 산물이라고 할 수 있다. 뻔히 보존을 위한 곳이라면 관객에게 매력적인 곳이 될 수 없을 것이다. 한국영상자료원을 '노다지'로 표현한 데는 한국영화의 이모저모를 담은 '한국영화박물관'과 누구나 컴퓨터로 찾아보고 감상할 수 있는 '영상도서관'이 있기 때문이다. 





한국영상자료원의 아카이브는 '어떤 게 있다'라고 나열하는 것 자체가 의미없다. 영화와 관련된 모든 것이 담겨있기 때문에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영화관에서 즐기는 단 한편의 영화 관람보다 더 즐겁고 반가울 것이다. 자료원에 축적된 모든 아카이브는 누구나 열람할 수 있기 때문이다.


더불어 무료로 영화 상영이 가능한 시네마테크(KOFA)도 함께 운영중이다. 국내 고전영화 뿐 아니라 해외 고전 및 예술영화까지 다양한 영화를 상영하는 시네마테크(KOFA)는 기존의 '시사실'이라는 낡은 이미지를 탈피하여, 다양한 영상문화를 통해 국내 시네마테크를 선도한다. 2002년부터 시네마테크는 쉬지 않고 새로운 주제와 컨셉으로 몇몇 영화를 선정해 프로그램으로 선보이고 있다. 길게는 한 달, 짧게는 하루 단편 하나를 상영할 때도 있다. 서울시 마포구 월드컵북로 400에 위치한 시네마테크를 찾아가면 언제든 자체 상영 프로그램을 무료로 즐길 수 있다. 





시네마테크에서 9-10월 VOD 기획전으로 요즘 한창 주가를 올리고 있는 네 명의 할배들의 청춘 시절을 재조명 한다. 할배들의 꽃같은 청춘, 시네마테크에서 만나볼 수 있다. 이순재, 신구, 박근형, 백일섭. 이름만으로도 묵직한 이 대배우들이 어느새 '우리 할배'가 되었다. 예능 프로그램 <꽃보다 할배> (tvN)의 좌충우돌 여행기에서 만난 이 네 배우들의 자연스러운 일상은 '우리 할배' 같은 친근함과 공감이 있다. 하지만 배우로써 이들의 필모그래피는 TV뿐 아니라 한국영화 안에서도 그야말로 걸출하다. 평균 나이 76세, 국민 아버지로 우뚝 서기 전, 이 네 할배가 아직 젊고 미숙했던 시절은 어땠을까? 오래된 앨범을 넘기듯, 6-70년대 한국영화로 돌아가보자. 우리와 똑같이 실수하고 방황하는 네 할배의 젊은 날에는 <꽃보다 할배> 이상의 반전 매력이 스크린 속 빛나는 청춘과 함께 숨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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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임예성, 이미지 : 한국영상자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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